‘양강’ 깨진 무주공산… 새 여왕 향해 점프볼 [S스토리- ‘간판 대이동’ 女프로농구 27일 개막]

정필재 2024. 10. 2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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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우리 천하’ 끝나나
KB ‘여왕’ 박지수 튀르키예로
강이슬 주축 ‘속도의 농구’ 변신
우리은행도 박지현 뉴질랜드행
김단비 외 주력 뿔뿔이 흩어져
아시아쿼터제도 새로운 변수
절대강자도, 약자도 없다
삼성생명 스미스·윤예빈 컴백
BNK는 김소니아·박혜진 품어
전력 탄탄한 우승후보로 부상
하나은행 주력 지키고 진안 영입
신한은행 일본선수 다니무라에 기대
뚜렷한 우승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약체로 평가되는 팀도 꼽기 어렵다.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한 2024~2025시즌 여자프로농구의 분위기는 이렇다. 여자프로농구는 27일부터 5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그동안 여자농구는 양강체제가 공고했다. ‘여왕’ 박지수(26)가 버티는 청주 KB와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아산 우리은행은 최근 10년 가운데 9시즌간 왕좌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KB 박지수는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로 떠났다.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박지수의 이적으로 KB는 단숨에 약팀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3연패를 노리는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김단비(34)와 이명관(28)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선수가 팀을 옮겼다. 박지현(24)은 뉴질랜드에 둥지를 틀었고, 5차례나 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박혜진(34)은 부산 BNK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 센터 최이샘(30)은 인천 신한은행으로, 맏언니 김정은(37)은 부천 하나은행으로 각각 이동했다. 반면 나머지 4개 팀은 착실하게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부족한 부분을 아시아쿼터로 채우면서 이번 시즌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력누수 없는 삼성생명과 강해진 BNK

우리은행과 KB의 양강체제를 무너트릴 후보의 이름이 엇갈리는 가운데 전력 누수가 없는 용인 삼성생명과 탄탄하게 팀을 보강한 BNK가 우승권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1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6개 구단 감독들은 모두 두 구단 중 하나가 올 시즌 우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생명의 변화는 9년간 팀을 이끌었던 임근배 전 감독이 팀을 떠났고 2022년부터 수석코치를 지낸 하상윤 감독이 새로 사령탑에 올랐다는 점뿐이다. 하 감독은 어린 선수를 중심으로 팀을 꾸렸던 임 전 감독의 팀에 자신의 색을 입히면서 강해진 모습을 예고했다. 이주연(26)과 조수아(21) 등 젊은 피의 성장과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윤예빈(27)과 키아나 스미스(25)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도 호재다. 특히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진출을 꿈꿨던 스미스는 특별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노리고 있어 동기부여가 충만한 상태다. 하 감독은 “모든 감독이 꿈꾸는 것처럼 우승이 목표”라며 야심 찬 각오를 내놨다.

BNK도 정상을 넘보고 있다. 2022~2023시즌 박정은 감독과 함께 준우승을 경험했던 BNK는 지난시즌 단 6승(24패)를 거두는 데 그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도 김한별이 은퇴했고, 진안(28)이 하나은행으로 떠나면서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박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고향팀으로 돌아온 박혜진의 합류와 스코어러 김소니아(31)의 영입으로 팀의 약점을 정확히 채웠다. 박 감독은 “부임 첫 시즌 4강 예측팀에도 안 들어갔던 BNK가 이젠 우승후보로 지목됐다”며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얼굴에 기대하는 하나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새 얼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시즌 2012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한 하나은행은 이제 그 이상을 이룰 차례라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비시즌 집토끼 양인영(29)과 김시온(29), 김단아 단속에 성공한 하나은행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진안을 영입하며 부족한 높이를 채웠다. 또 리그 최고참 김정은이 합류했다. 여기에 김도완 하나은행 감독은 2022~2023시즌 신인왕 박소희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 감독은 “밝아진 분위기를 앞세워 한 단계 성장하는 팀이 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신한은행은 아시안쿼터 다니무라 리카(31)와 이적생 최이샘, 신지현(29)이 키를 쥐고 있다. 다니무라는 지난해 9월 무릎 전방 십자인자파열 부상에서 재활을 마친 뒤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1순위로 신한은행에 합류했다.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다니무라에 대해 “부상 이후 경기 스타일이 달라졌지만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며 “패싱 능력도 있어 컨트롤타워 역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일한 과제는 구 감독이 새롭게 합류한 신지현과 최이샘을 조화롭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은혜 KBSN 해설위원은 “특히 최이샘은 팀플레이를 할 때 장점이 나오는 선수”라며 “다니무라, 또 신지현과 얼마나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단비의 우리은행과 강이슬의 KB

우리은행과 KB는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 ‘단치치’ 김단비와 ‘스테판’ 강이슬(30)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김단비는 팀의 베스트 멤버가 대부분 바뀌었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김단비는 “업그레이드가 됐다”며 “같은 팀에 있어서 나를 막아보지 못했던 선수들은 다른 팀에 있을 때 나를 체험해 보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실제 김단비는 팬 32.3%, 선수단 35.9%, 미디어 41.3%의 지지를 받아 강력한 MVP 후보로 지목됐다.

KB는 팀 컬러가 달라지는 만큼 강이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그동안 박지수의 높이에 의존했던 KB는 강이슬을 활용한 빠른 농구로 변신할 준비를 마쳤다. 김완수 KB 감독은 “7∼8년간 인사이드 플레이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갔지만 이제 빠르고 과감한 외곽슛을 앞에 세우겠다”며 “강이슬은 물론 모든 선수가 오픈 기회에는 꼭 3점을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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