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품 세계에 알린 '번역의 산실'…직원은 '줄퇴사'
[앵커]
우리 문학 작품을 세계어로 번역하고 출간하는 일을 지원하는 기관이 바로 한국문학번역원입니다.
세계화에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정작 안에선 '줄퇴사'가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솔 기자입니다.
[기자]
몇 해 전, 한국문학번역원을 그만둔 30대 A씨.
관련 학위와 자체 외국어 시험 등 까다로운 입사 조건을 채웠지만 고민 끝에 5년 경력을 버리고 다른 분야로 이직했습니다.
< A씨> "동료들의 열정, 사람들은 정말 좋았거든요. 아르바이트를 하면 세금을 그렇게 많이 떼지 않잖아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번역원은 소설가 한강 씨의 작품뿐 아니라 '날개환상통', '저주토끼' 등 작품을 44개 언어권에 번역해 세계 문학상 수상작과 후보작을 배출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홍보합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평균 직원 수 51.6명의 절반이 넘는 29명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5급 직원은 85%가 그만뒀고, 매년 퇴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인으론 단연 낮은 인건비가 꼽힙니다.
5급의 신입 초임은 2,600만 원으로 최저시급보다 508원 높습니다.
전체 평균 인건비는 문체부 산하 공공기관 31곳 중 최하위입니다.
잇단 퇴사로 업무 수준은 얕아지고 강도는 올라가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 A씨> "기존에 협업했던 번역가가 그 담당자는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일이 굉장히 많았고요…연속성이 그렇게 좋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번역원 측은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김재원 / 조국혁신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너무 많이 관두시고 있고…그런데 수요는 지금 증폭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과 의지가 필요합니다."
작품과 작가, 언어와 문화의 이해가 필요한 업무인 만큼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적정한 처우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연합뉴스TV 윤솔입니다. (solemio@yna.co.kr)
[영상취재기자 최성민 최승열 임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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