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② 삼척 쉰움산

최동열 2024. 10.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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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삼척이라고 도시명을 먼저 끄집어낸 것은 아직 이 산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말 산 이름이 이렇게 친근하다는 것을 쉰움산을 통해 실감합니다.

이제 눈치를 채셨나요? 쉰움산은 쉰(오십)+움(우물)에서 나왔습니다.

쉰움산은 민속 신앙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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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670m 50개의 바위우물 ‘별천지’
▲ 쉰움산 정상

굳이 삼척이라고 도시명을 먼저 끄집어낸 것은 아직 이 산의 존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오늘 찾아갈 산은 ‘쉰움산(해발 670m)’. 삼척시 미로면과 동해시 삼화동에 걸쳐 있는 산입니다. 산은 그 이름부터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순우리말, 그것도 생경하기 이를 데 없는 이름입니다.

굳이 한자로 옮기자면, ‘오십정산(五十井山)’. 꼭대기 정상석에도 그렇게 표기돼 있습니다. 하지만 등산객들은 백이면 백, 모두 ‘쉰움산’을 오른다고 합니다. 우리말 산 이름이 이렇게 친근하다는 것을 쉰움산을 통해 실감합니다.

이제 눈치를 채셨나요? 쉰움산은 쉰(오십)+움(우물)에서 나왔습니다. 해답은 산 정상에 있습니다. 정상은 우물처럼 움푹움푹 파인 바위 구멍의 별천지입니다. 오십정이라고 하지만, 사발만 한 작은 구멍까지 합하면, 개수를 헤아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로 많습니다. 석회석 암반 지형이 이런 기묘한 풍경을 연출했습니다.

쉰움산은 동해·삼척 지역 최고의 명산인 두타산(해발 1353m)의 지맥입니다. 쉰움산에서 3㎞ 정도 더 오르면, 두타산 정상입니다. 두타산과 한 몸인 셈이죠. 등산을 시작하는 들머리는 천은사(天恩寺) 입니다. 창건 역사는 신라 경덕왕 때 백련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천은사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은 고종 황제 때입니다. 절 인근의 미로면 활기리에 조선 태조의 5대조 묘소인 준경묘가 있는데, 고종 황제 때 천은사를 준경묘를 관리하는 원당 사찰로 삼으면서 이름 붙여졌습니다. 임금의 은혜를 입었다는 뜻이죠. 천은사 입구에는 민족의 대서사시로 통하는 ‘제왕운기(帝王韻紀)’를 저술한 이승휴 선생의 사당도 존재합니다. 몽골 침략 때 외가가 있는 이곳 두타산 구동(龜洞)에서 제왕운기를 저술했다고 전해집니다.

천은사에서 쉰움산 정상까지 거리는 편도 2.1㎞. 정상에서 200여m를 더 오른 곳에도 절경이 자리 잡고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쉰움산은 민속 신앙의 성지이기도 합니다. 산에 음식을 올려 여러 신령들을 위로하는 ‘산멕이’ 제사 풍습이 요즘도 거행되고 있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도 ‘1년에 두 차례 오십정산에서 산제를 지낸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산멕이 풍습은 민(民)·관(官)을 가리지 않고 그 역사가 장구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울울창창 소나무가 기상을 뽐내고, 가을이면 계곡의 단풍이 또한 황홀하니 일부러라도 즐겨볼 만합니다.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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