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재화는 필수"… 배터리소재업계, 자립화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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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IRA(인플레이션감축법)으로 대규모 현지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7년부터 우려 국가에서 조달한 핵심광물을 배터리에 사용한 전기차는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요건을 충족하려면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광물의 일정 비율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하거나, 북미 지역에서 재활용해야 한다.
유럽도 핵심원자재법(CRMA)을 채택하고 중국산 소재 규제에 나섰다. CRMA는 ▲전략원자재들의 연간 소비량 중 10% 이상을 역내에서 채굴 ▲40% 이상을 역내에서 가공 ▲25% 이상을 역내에서 재활용해 생산 ▲특정 역외 국가로부터의 수입량이 EU 연간 소비량의 65% 미만으로 제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 소재 업체들은 중국산 배터리 광물 의존도가 높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배터리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과 산화리튬 전체 수입액(36억8000만달러) 가운데 중국 수입액은 32억3000만달러로 87.9%에 달했다. 전년보다 4.1%포인트 늘었다. 코발트(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도 2022년 전체 수입액(2억5000만달러) 중 중국 수입 비중이 72.8%(1억8000만달러)를 차지해 전년 대비 비중이 8.8%포인트 증가했다.
중국은 원자재의 가공 및 정·제련 공정에도 강점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핵심 광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리튬 제련 공정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코발트 제련 공정 점유율은 75%를 웃돌았고 흑연은 95%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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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차원에서의 노력도 활발하다. 포스코그룹은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광물 가격 하락을 기회로 삼고 적극적인 우량 자원 확보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지난 9월 아프리카 탄자니아 마헨게(Mahenge) 광산을 소유하고 있는 블랙록마이닝의 지분 총 19.9%를 확보했다. 블랙록마이닝의 흑연 매장량은 약 600만톤으로 세계 2위의 규모다. 생산이 시작되면 포스코그룹은 연 6만톤씩 25년 동안 총 150만톤의 흑연을 공급받는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3월 호주 시라(Syrah Resources)와 연간 2만4000톤에서 최대 6만톤의 천연흑연 원료를 6년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 제품 생산 시 구상흑연을 자체 제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할 방침이다.
에코프로는 계열사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을 통해 경북 포항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 중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국내 최초로 리튬을 정제, 전환, 분쇄해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을 양산하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 케파는 1만3000톤이며 증설을 통해 2028년 7만9000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최대 배터리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연초 호주 리튬 업체인 웨스CEF로부터 리튬 정광 8만5000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웨스CEF가 2025년부터 마운트홀랜드 광산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하는 수산화리튬 5만톤을 5년 동안 공급받는 계약도 체결했다.
배터리 소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제련 분야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배터리 소재 자립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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