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전부 다 보고 있습니다”···기다리는 KIA, 이범호 감독은 지금 KS 예비 상대 열공 중
이범호 KIA 감독은 2017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주역이다. 베테랑이 되어서야 한국시리즈 무대에는 처음으로 뛰어봤다. 그러나 그 외에도 포스트시즌 경험이 몇 번 있고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뛰었다. 선수로서 큰 무대에 많이 서봤다.
그러나 감독으로는 데뷔 첫 시즌, 단숨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해버린 이범호 감독은 가을야구가 시작된 지금 열심히 포스트시즌 공부를 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7일 기자와 통화에서 “포스트시즌 경기는 전부 보고 있다. 타이브레이크부터 다 봤다. 조그만 차이 하나에 뒤집어지는 경기들을 보면서 우리가 어떤 것을 고민해야 하는지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KT와 LG가 치르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는 둘 중 승리하는 팀이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면 한국시리즈 상대가 될 수도 있다. 누구를 만나게 될지 모를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며 타 팀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전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선수 시절에야 당장 붙는 상대가 아니면 남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다 볼 필요는 없었지만 감독이 되어 준비하는 가을야구는 아주 많이 다르다. 정규시즌 때와 달라진 ‘예비 상대’들의 단기전 운영과 특징들도 살피면서 파악하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큰 경기다보니 어떤 흐름으로 갈 때 어떻게 하는지, 그 흐름이 막혔을 때는 또 어떻게 하는지 그런 것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에도 느꼈던, 투수들의 경기력 자체가 단기전은 다르다는 사실도 다시 확인 중이다. 이범호 감독은 “투수들이 전력 투구를 하기 때문에 구위 자체가 정규시즌에 비해 다 좋다. 구속도 시속 3~4㎞ 정도는 더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정규시즌에서 보던 공은 아닐 거라는 사실은 타자들이 대처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과거 KIA가 우승했던 때의 모습도 참고하고 있다. 현재 이범호 감독은 엔트리 30명을 최종 확정을 위해 깊은 고민 중이다. 투수 제임스 네일과 윤영철의 투구 수 준비, 타자의 부상 발생시 대처 등 포지션별로 선수 수를 정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2017년 엔트리를 보니까 그때 김기태 감독님은 투수 12명으로 가셨다. 그때는 헥터, 양현종, 팻딘까지 이닝이터들이 있었는데 지금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13명이냐 14명이냐는 계속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의 고민은 최소한 KIA가 준비한 연습경기 일정은 치러야 답이 나올 수 있을 듯 보인다.
KIA는 정규시즌 일정을 마치고 사흘 동안 쉰 뒤 지난 4일부터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이미 외국인 1선발 제임스 네일이 라이브 피칭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3차례 예정 중인 연습경기 일정도 9일 상무와 경기로 출발한다. KIA는 연습경기 일정을 한국시리즈 개막일에 맞춰 투수들의 투구 스케줄에 따라 잡아두었다. 그 중 16일로 예정됐던 마지막, 자체 연습경기 일정은 실전 감각 조정을 위한 타자들의 요청에 따라 18일로 다시 조정했다.
일단 9일 첫 경기에는 선발 4명이 차례로 등판해 2이닝씩 던지며 선발 컨디션 점검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네일이 부상 이후 첫 실전에 나서고, 양현종, 에릭 라우어, 그리고 4차전 선발 경쟁 중인 젊은 투수들 중에서는 윤영철이 먼저 이날 등판해 2이닝을 던지기로 했다. 이범호 감독은 “정재훈 투수코치가 한국시리즈 준비 투수들 스케줄을 짰는데 (두산에서) 한국시리즈를 많이 해봐서 역시 아주 잘 짜주셨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실전 훈련으로 들어가면서도 이범호 감독의 포스트시즌 ‘탐색’은 계속된다. 이범호 감독은 “플레이오프까지 경기는 다 볼 생각이다. 봐야 할 것 같다. (야간) 훈련과 경기 시간이 겹쳐도 중간에 나와서 보겠다”며 웃었다.
KIA는 한국시리즈를 두 번 이상 치러본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등 베테랑들이 있는 반면 김도영, 박찬호 등 핵심 타자들과 대부분의 불펜 투수들이 한국시리즈 출전은 처음일 정도로 가을야구 경험의 큰 격차를 갖고 있다. 단기전은 결국 실전 컨디션이 가장 중요하지만 준비는 꼼꼼할수록 좋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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