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ML에서 못 볼지도…" 2억 달러 'FA 초대박' 앞두고 몰락한 투수, 주먹 휘두른 대가 이렇게 크다
[OSEN=이상학 기자] 사건이 벌어진 지도 벌써 1년이 지났다.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행정휴직 처분을 받았던 멕시코 출신 좌완 투수 훌리오 유리아스(28)는 올 한 해 1년을 허송세월하고 있다. FA 신분이지만 메이저리그 복귀 가능성은 멀어 보인다. 여론이 여전히 좋지 않다.
미국 ‘LA타임스’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전 LA 다저스 투수 유리아스의 영상은 구단들이 그와 계약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알려준다’며 사건이 벌어진 당시 영상에서 유리아스가 그의 아내에게 주먹을 휘둘렀다고 전했다.
LA타임스가 입수한 72초 분량의 녹화 영상에는 유리아스가 주먹을 날리는 모습이 확인됐다. LA타임스는 ‘촬영 각도상 그의 아내가 맞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지만 중요한 것은 유리아스가 주먹을 휘둘렀다는 점이다. 이 영상의 존재는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다시 공을 던질 가능성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영입을 검토하는 팀이 있다면 이 영상을 보고 멈칫하게 될 것이다’고 알렸다.
문제의 사건은 지난해 9월4일 메이저리그 축구(MLS) LAFC 홈구장 BMO스타디움에서 발생했다. 유리아스가 자신의 아내를 펜스로 밀치고, 머리와 어깨를 잡아당긴 폭력 행위가 목격자에 의해 신고됐다. 현장 출동한 경찰에 체포된 유리아스는 이튿날 보석금 5만 달러를 내고 풀렸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행정휴직 처분을 내렸다. 다저스 구단도 클럽하우스 라커부터 구장 내 벽화 등 유리아스의 흔적을 모두 치우며 빠른 손절에 나섰다. 시즌 후 FA로 풀리며서 다저스와 관계가 끝났다.
지난 4월 LA카운티 지방 검찰청은 5건의 경범죄 혐의로 유리아스를 기소했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처벌을 받아들인 유리아스는 36개월의 집행유예, 30일의 사회봉사활동, 52주의 가정폭력 상담 과정을 이수하게 됐다. 사법 절차가 끝난 지 5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사무국에선 여전히 사건 관련 증거를 계속 수집하는 중이며 유리아스의 징계 여부에 대해선 함구했다.
만약 유리아스가 사무국 징계를 받는다면 가정폭력 문제로 두 번이나 처벌을 받는 최초의 선수가 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지난 2015년 8월 가정폭력,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조약을 맺은 뒤 이를 어기는 선수에게 엄벌을 내리고 있다. 유리아스는 2019년 5월에도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인해 2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두 번째라는 점에서 ‘괘씸죄’로 가중 처벌이 예상된다.
LA타임스는 ‘유리아스는 형량 합의의 일환으로 가정폭력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지만 그의 통제할 수 없는 분노 이미지는 쉽게 떨쳐내기 어렵다. 프로스포츠는 법원의 판결만큼 여론이 중요하다’며 ‘유리아스는 주먹을 날린 순간 자신의 미래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 지금 이 곤경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오직 자신뿐이다. 커미셔너와 사무국, 각 팀들과 팬들의 자비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유리아스에 대한 사무국의 출장정지 징계가 나온다면 올 한 해 결장 기간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경기 출장이 가능한 신분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보수적인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유리아스에게 손길을 내밀지 의문이다. 2020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받은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도 2021년 6월 다저스에서 성폭행 혐의에 휘말린 뒤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방출됐고, 사무국 징계가 끝난 뒤에도 메이저리그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에 이어 올해 멕시코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멕시코 출신 좌완 파이어볼러 유리아스는 2016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8시즌 통산 158경기(122선발·717이닝) 60승25패4세이브8홀드 평균자책점 3.11 탈삼진 710개를 기록했다. 2020년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세이브를 거두며 다저스 우승 순간을 장식한 유리아스는 2021년 20승으로 NL 다승왕에 등극했고, 2022년에는 NL 평균자책점 1위(2.16)로 사이영상 3위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에는 햄스트링 부상 여파 속에 21경기(117⅓이닝) 11승8패 평균자책점 4.60으로 부진했지만 27세의 젊은 나이로 FA 시장에서 투수 최대어 평가를 받았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으로 2억 달러 이상 초대형 FA 계약이 기대됐지만 이 모든 것을 주먹 한 방으로 날렸다. 올 한 해 1년을 허송세월하면서 시장 가치는 점점 떨어져가고 있다. 현실적으로 메이저리그 복귀보다 일본이나 다른 리그를 바라봐야 할 상황에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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