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외인 타자에 쓴 교체 카드 ‘올인’, 선택의 결과는 디아즈로 나타난다
삼성은 지난 18일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5-5로 맞선 9회 외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결승 3점 홈런을 뽑아낸 것이다.
이날 삼성의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디아즈는 앞서 4차례 찾아온 타석에서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KT 벤치가 맹타를 휘두른 구자욱을 거르고 디아즈와 정면 승부를 택한 건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구자욱은 1회 첫 타석에서는 우중간 2루타를 쳤고 3회에는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5회에도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러나 디아즈는 자신을 선택한 KT에 홈런으로 응수했다. KT 손동현의 3구째 커브를 걷어올려 중간 펜스를 넘겼다. 삼성은 디아즈의 홈런에 힘입어 8-6으로 승리했다.
외인 타자에만 두 개의 교체 카드를 모두 ‘올인’했던 삼성으로서는 디아즈의 활약이 흐뭇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올시즌을 데이비드 맥키넌으로 시작했다. 맥키넌의 성적은 72경기 타율 0.294 4홈런 36타점 등이었다. 최악의 성적은 아니었지만 삼성은 교체를 단행하며 후반기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새 외인 타자로 루벤 카데나스와 계약했다. 카데나스는 데뷔전에서 안타를 뽑아냈고 이후 2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올리면서 환호를 받았다.
그러나 카데나스는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면서 전력에서 빠졌다. 병원 검진에서 큰 이상이 나타나지 않아 ‘태업설’까지 돌았다.
삼성은 또 재빨리 움직였다. 외국인 선수 교체 시한에 맞추기 위해 멕시코리그에서 대체 외인 타자를 찾았고 디아즈를 선택했다. 새 외국인 선수가 포스트시즌에 참가할 수 있는 마지막 시한인 8월15일에 극적으로 등록했다.
급하게 영입한 타자라 그의 활약에 대한 물음표가 따라 붙었다. 걸출한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멕시코리그에서 데려온 선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아즈는 KBO리그에 합류한 후 23경기에서 타율 0.289 7홈런 19타점 등을 기록하며 물음표를 지웠다. 무엇보다 팀이 가장 필요로하는 장타력을 선보이고 있다.
각 구단들에게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가 2장이 공평하게 주어진다. 그런데 타자 포지션에 두 장을 모두 올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투수보다는 타자가 KBO리그에 적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스프링캠프까지 함께 소화한 선수도 새 리그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데 시즌 중 바꾼 외인 타자는 더 빠른 시일 내에 적응을 마쳐야한다.
맥키넌은 홈런 개수가 적었을 뿐이지 다른 지표에서는 수치가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교체가 발표되기 직전인 올스타전에서 홈런을 터뜨렸다. 카데나스의 회복을 기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빠른 교체로 문제를 해결했다. 삼성은 2021년 이후 3년만에 포스트시즌 진출까지 성공했다. 교체 카드의 올인이 성공적인 결과로 이어진 덕분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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