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작은 거인, 중견수 변신 2년 만에 리그 최고 도전? WBC 외야수 판도까지 바꿀까

김태우 기자 2025. 3. 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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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견수 전업 1년 만에 리그 최고 중견수를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올라선 삼성 김지찬 ⓒ삼성 라이온즈
▲ 김지찬의 중견수 수비는 1년간 경험을 통해 몰라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2024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은 한 선수의 포지션 변경에 촉각을 기울였다. 당초 내야수로 주로 2루를 지켰던 김지찬(24·삼성)을 외야, 그것도 수비 범위가 가장 넓은 중견수로 보낼 참이었다. 성공 가능성을 보고 베팅했지만, 실패할 경우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도 있었다.

김지찬의 송구가 안정적이지 않았던 점, 중견수가 마땅치 않았던 삼성의 상황도 포지션 변경의 사유 중 하나였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내야를 보던 선수가 외야, 특히 중견수를 겸업하는 것은 근래 들어 그렇게 찾아 보기 어려운 일은 아니다. 타구가 휘어 들어가는 코너 외야수보다는 그래도 중견수가 타구를 따라가기는 더 편한다는 시선이 있다. 하지만 어쨌든 코너 외야수보다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해야 하는 만큼 이 포지션이 쉽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선수로서도 도박이었지만, 김지찬은 이 포지션 변경을 순조롭게 해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타구를 쫓아가는 데 있어 다소간 미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시즌 막판에는 전문 중견수와 같은 수비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올해는 본격 전업 2년 차를 맞이해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수비에서 안정감을 찾으면서 심리적으로도 편안함을 찾을 수 있고, 이는 공격에서의 좋은 흐름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공격은 이미 지난해 경력 정점을 찍은 바 있다. 김지찬은 지난해 정규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0.316, 143안타, 42도루를 기록하며 중견수로서는 더 바랄 게 없는 공격 성적을 보여줬다. 3할 타율도 기록했고, 4할 출루율(.405)도 기록했으며 40개 이상의 도루를 했다. 중견수 및 리드오프로서는 만점 활약이었다.

올해도 수비 흐름, 공격 흐름 모두 좋은 상태다. 아직 시범경기지만 몸놀림도, 방망이도 가볍다. 김지찬은 시범경기 5경기에서 타율 0.538, 1홈런, 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461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만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긴장감도 많이 줄었을 것이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한층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루트를 밟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김지찬의 빠른 적응을 놀라워 할 정도다. 박 감독은 16일 광주 KIA전(시범경기)을 앞두고 내·외야 겸업에 대해서는 아직 KBO리그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하면서도 “그런 센스는 우선 갖고 있는 선수다. 1년 만에 그게 쉽지 않은데 하여튼 그런 능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내야수 내의 포지션 변경도 아니고 내야에서 외야로 변경하는 상황에서 1년 만에 그렇게 적응한다는 것은 정말 야구 센스가 정말 타고난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지찬의 성장세가 계속된다면 국가대표팀 외야 판도에도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

만약 김지찬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그리고 수비력에서 더 안정이 된다면 KBO리그 최고 중견수에도 도전장을 내밀 수 있다. 이미 공격에서는 리그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보여줬다. 장타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스타일이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기대감을 모으는 요소가 있고, 여기에 4할 이상의 출루율과 40개 이상의 도루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라 장타 없이도 충분히 리그 평균 이상의 득점 생산력을 거둘 수 있다.

아직 수비에서는 박해민(LG), 정수빈(두산), 최지훈(SSG) 등 리그를 대표하는 중견수보다는 못하다는 인상이 있다. 하지만 김지찬은 아직 24세의 선수고, 전업 중견수가 된 지 1년 남짓한 선수다.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빠른 발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이기 때문에 타구 판단과 동선 효율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만 더 쌓인다면 충분히 정상급 수비수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내년 3월 열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단순히 대주자나 대수비 요원 이상의 가치를 지닐 수도 있다. 물론 이정후(샌프란시스코)라는 큰 산이 있기에 주전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여러 측면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만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이미 군 문제도 해결한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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