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대만 독립세력 고발' 이메일 제보 들어와"… 양안 긴장

지난 5월 20일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대통령 격)이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라이칭더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성향이 강하다. 연합뉴스

중국이 대만 독립을 시도하는 활동가를 적발하기 위해 개설한 이메일을 통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에서 제보가 들어왔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를 제보하는 이메일을 개설한 후 양안 양측 사람들이 실질적인 행동으로 대응했다"며 "이는 양안 양측 사람들의 공동 염원을 반영한다"며 대만을 압박했다.

이어 "제보받은 단서를 신중히 확인하고 조사할 것"이라며 "한 명의 대만 독립분자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계획이지만, 무고한 사람을 잘못 비난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군이 지난달 22일 수도 타이베이와 연결되는 강 하구에서 중국군 침략에 대비해 어뢰 매설 훈련을 하고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독립성향이 강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취임 이후 양안 관계는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라며 샤오메이친 대만 부총통, 구리슝 국방부장 등이 포함된 10명을 발표하고, 관련 고발을 접수하는 전용 이메일을 공개했다. 다만 라이칭더 총통까지는 명단에 포함하지 않았다. 또 지난 6월엔 분리독립을 시도하거나 선동하는 독립 활동가에 최고 사형까지 처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처벌 지침을 공개했다.

라이칭더 총통 취임 100일에 중국은 "대만 독립은 재앙이며 막다른 길이다. 이뤄질 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중국이 대만인을 반복적으로 겁박하고 위협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또 "대만 독립분자를 처벌하겠다는 중국의 법이 독립 지지자를 모호하게 정의한 것을 볼 때, 그 법이 소수의 사람만 겨냥한다는 중국의 주장은 명백한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