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 흥국생명-일본 2위 JT와 '공개 격돌'... '흥미 요소' 많네
[박진철 기자]
▲ 흥국생명 김연경-JT 하야시(오른쪽) 선수 |
ⓒ 국제배구연맹 |
흥국생명과 일본 JT 마블러스 팀이 오는 14일 흥국생명 홈구장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팬들을 무료로 입장시킨 가운데 '공개 연습 경기'를 치른다.
그동안 V리그 팀들에게서 거의 볼 수 없었던 시도다. 대부분 팀이 비시즌 때 치르는 연습 경기는 비공개로 하기 때문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상대가 흥국생명이 이기기 어려운 강팀이라는 점이다. JT는 지난 시즌 일본 리그 정규리그 1위,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JT(올 시즌부터 오사카 마블러스) 선수단은 11일 한국에 입국하고, 흥국생명과 합동 훈련도 실시한다.
흥국생명에 대한 높은 관심도로 볼 때, 비록 연습 경기라도 완패하거나 경기 내용이 좋지 못할 경우 배구 전문가와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런데도 자신들의 약점을 제대로 확인하고 보완점을 점검하기 위해 강팀과 그것도 공개 연습 경기를 선택했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전력과 경기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력, JT가 크게 앞서... 흥국 약점 보완 '초미 관심'
이번 연습 경기는 두 팀 모두 2~3세트 정도는 베스트 멤버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 주전 선수가 모두 출전한다. 올 시즌 개막이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리그는 오는 10월 12일, 한국 V리그는 10월 19일 개막한다.
다만, 선수 구성, 전력 등 모든 면에서 JT가 크게 앞서 있다. JT는 올 시즌도 지난 시즌에 뛰었던 주전 멤버가 외국인 선수만 빼고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 김수지만 빼고 나머지 주전 선수가 모두 바뀌었다. 조직력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선수 기량 면에서도 JT는 전 포지션이 탄탄하다. 흥국생명은 세터,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 미들블로커에서 JT와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팀의 핵심인 김연경도 변수다. 김연경은 매 시즌 V리그 개막 시점에 맞춰 몸 상태와 경기력을 차근차근 끌어올린다. 다만, 김연경은 지난 시즌 득점, 공격효율, 공격성공률 등에서 전체 국내 선수 중 1위기에 기대해 볼만 하다. 특히 공격효율 부문은 외국인 선수까지 포함해도 압도적 1위다.
결국 이번 연습 경기에서 흥국생명은 다른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들이 비시즌 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잘 발휘해야 한다. 특히 세터의 토스와 경기 운영 능력,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 김연경 대각에 서는 아웃사이드 히터의 기량, 장신 미들블로커의 활용도 등이 큰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JT, 일본 대표팀급 선수 즐비... 전 포지션 '탄탄'
한편, JT의 지난 시즌 주전 멤버를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아웃사이드 히터는 하야시(25·173cm), 니시카와(24·180cm), 다나카(28·170cm) 3인방이 주축이었다. 아포짓은 미국의 파리 올림픽 주 공격수인 드류스(31·191cm), 일본의 파리 올림픽 백업 아포짓인 와다(22·174cm)가 번갈아 맡았다.
미들블로커는 산티아고(28·195cm), 오가와(26·178cm)였다. 세터는 히가시(24·160cm), 시오데(25·175cm)가 주전과 교체 멤버로 뛰었다. 리베로는 니시자키(22·158cm), 메구로(28·170cm)였다. 메구로는 서베로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중 아포짓만 빼고,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은 전원 올 시즌에도 JT에서 뛴다. JT는 아포짓 자리에 새 외국인 선수로 리세 판 헤케(32·192cm)를 영입했다.
판 헤케는 벨기에 대표팀 주 공격수 출신으로 2017-2018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5시즌 동안 이탈리아 1부 리그에서 아포짓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리고 2022-2023시즌부터 3시즌째 일본 리그에서 뛰고 있다.
JT 선수 중 하야시는 국내 팬들도 잘 알고 있는 일본 대표팀의 주전 멤버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도 활약했다. 하야시는 소속팀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 대표팀에서는 리시빙 아포짓으로 뛴다.
니시카와, 다나카, 오가와, 메구로도 일본 대표팀에 종종 발탁되는 선수다. 실제로 이들은 2023년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파리 올림픽 예선전, 아시아선수권,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했었다. 유일하게 세터들이 일본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적이 없다. 그러나 기량은 상당히 준수하다.
나이지리아-일본 혼혈 선수인 미야베 아메제(23·174cm)도 JT의 백업 아웃사이드 히터로 활약한다. 친언니인 미야베 아이리(26·182cm)는 파리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 주전 미들블로커였다.
▲ 2017 아시아선수권에 출전한 필리핀 대표팀 선수들... 뒷줄 중앙 3번 선수가 산티아고 |
ⓒ 아시아배구연맹 |
산티아고는 2018년 아시안게임 때까지 필리핀 대표팀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이자 주 공격수로 활약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필리핀 선수로는 기적에 가까운 195cm의 장신인 데다,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도 잘 구사하면서 배구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2018-2019시즌부터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면서 포지션을 미들블로커로 전환했다. 2021-2022시즌에는 일본 리그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하며, 베스트 블로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5월 동남아시안게임에서도 필리핀 대표팀의 주전 미들블로커로 맹활약했다. 그리고 이것이 필리핀 대표팀으로 뛴 마지막 대회가 됐다.
산티아고는 자신의 일본 리그 소속팀 사이타마 코치였던 미노와 다카유키(Minowa Takayuki)와 2022년 8월에 결혼했다. 그리고 지난 8월 17일 일본으로 귀화 절차를 완료했다. 이름도 남편 성을 따서 미노와 사치(Minowa Sachi)로 바꾸었다.
이날 산티아고는 자신의 SNS에 일본 국적을 취득한 기쁨과 감사의 글, 사진 등을 올리며 향후 일본 대표팀 선수로 뛰고 싶은 의지를 표시하기도 했다.
남편인 미노와 다카유키 코치는 2022년부터 올해 파리 올림픽까지 일본 여자배구 대표팀 코치를 역임했다. 또한 지난 6월에 열린 2024 U18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필리핀 U18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했다.
김연경 효과 계속... 멤버십 시즌권 700석 '1초 매진'
한편, 14일 오후 4시에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흥국생명-JT의 공개 연습 경기는 '무료 관람'이다. 따로 티켓을 판매하지 않는다. 누구나 경기장에 가면 입장이 가능하다. 또한 이번 연습 경기는 '흥국생명배구단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경기장 입장 시간은 흥국생명 멤버십 시즌권 구매 회원 등이 오후 2시부터, 일반 팬들은 오후 3시부터 입장한다. 흥국생명의 올 시즌 팬 멤버십 시즌권 700석은 지난 5일 온라인 판매창이 오픈되자마자 단 1초 만에 매진됐다. 지난 시즌보다 판매량을 200석 더 늘렸는데도 초고속 매진이었다.
멤버십을 구매한 팬들은 흥국생명의 V리그 홈 경기에 일반 팬들보다 2일 먼저 경기 티켓을 선예매할 수 있다. 1인당 2매까지 선예매가 가능하다. 흥국생명은 모든 홈경기에서 최소 1000명 이상의 관중을 시즌 개막 전에 이미 확보한 셈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에도 '배구 황제' 김연경 보유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압도적 인기를 자랑했다. 남녀 배구를 통틀어 경기별 관중 수 1위~15위가 모두 흥국생명 경기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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