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염치 없지만 응원 부탁…상암 잔디는 하루빨리 개선됐으면"(종합2보)
"염치없지만 응원 부탁…아직 최고의 경기 펼칠 기회 9번 남아 있어"
상암 잔디에도 아쉬움 드러내…"기술 좋은 선수 많은데 어려움 겪어"
[서울=뉴시스]문채현 김진엽 기자 =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을 향한 야유 속에서 아쉬운 경기를 치른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팬들에게 연달아 응원을 부탁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지난 2014년 홍명보 감독이 이끌었던 브라질 월드컵 이후 10년 만에 다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 감독과 손흥민의 재회였다.
당시 대표팀 막내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손흥민은 10년 사이 대표팀 기둥으로 성장했다. 이날 역시 손흥민의 활약이 기대됐으나, 아쉽게도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10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에 다른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기엔 짧은 훈련 시간이었지만 손흥민의 이름값에 비하면 아쉬운 경기력이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중계 방송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찬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골을 넣지 못하면서 기회를 날린 것 같아 아쉽다. 많이 반성하고 있고, 개선돼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경기력을 총평했다.
오는 10일 오만 원정으로 치르는 오만과의 2차전에 대해선 "오늘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잘 준비해서 팀적으로 발도 잘 맞추겠다. 두 번째 경기는 꼭 승리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이날 경기장에선 부임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던 홍 감독을 향한 팬들의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주장인 손흥민은 "팬분들의 입장을 내가 대변할 순 없지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면서도 "주어진 환경에서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하는 것이 선수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결정이 나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먼 길을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염치없지만 (팬들의) 진심 어린 응원은 선수들이 뛸 수 있는 큰 원동력이다. 이 팀의 주장으로서 (지금 상황을) 조금 받아들여 주시고, 앞으로 많은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며 말을 마쳤다.
이어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도 취재진을 만나 "이기지 못할 때는 누구보다 아쉽고 괴롭다"면서 "선수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은 찬스도 많이 만들었고, 안 좋은 부분만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최종 예선인 만큼 상대 팀 역시 한국을 상대로 원정을 온다면 골을 먹히지 않게 더 촘촘하게 준비했을 것"이라며 "저희가 풀어야 할 숙제들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이제 한 경기 치렀고, 저에겐 남은 9경기를 최고의 경기로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남아있다"며 "당연히 괴롭지만 절대 실망감을 가지진 않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경기 직후 대표팀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홍명보 감독을 항해 강한 야유를 보내던 관중들에게 다가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속상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팬분들이 원하는 감독이 분명 있었겠지만, 이미 결정된 결과를 저희가 바꿀 수는 없다. 선수들도 감독님을 믿고, 감독님의 옷을 입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팀원들을 위해서 어렵지만 응원과 사랑을 부탁드린다"고 반복해 말했다.
또한 "팬과 선수들 간의 관계 역시 좋아야 한다"며 "오늘 민재가 한 일 같은 상황이 다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대한민국이라는 팀이 승리하기 위해 응원하러 왔는데, 안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보단 (팬들이) 선수들에게 좋은 말과 격려를 해주면, 선수들도 팬들을 원동력으로 힘든 순간에도 한 발 더 뛸 수 있게 된다"며 "홈 경기만큼은 저희가 스스로 적을 만들어선 안 된다. 선수로서도 팬들의 입장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팀에서 리그 경기를 소화하던 중 한국에 들어와 바로 A매치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 대해선 "경기장에 들어가면 동료들과 팬들을 위해 그저 최선을 다하고 싶다"며 "지금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핑계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손흥민은 "나라를 대표해서 뛸 수 있다는 것은 아직도 제게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라며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단호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은 이날 경기를 치른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한 쓴소리도 내뱉었다.
손흥민은 "오만 원정 경기의 그라운드 컨디션이 더 좋다는 것이 한편으로 안타깝다"며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팬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오늘 볼 컨트롤과 드리블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하루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특유의 돌파력을 선보이며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전반 내내 단 한 번의 공격 기회도 잡지 못했던 손흥민은 후반 18분에서야 처음으로 슈팅을 기록했다.
후반 35분엔 팔레스타인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후반 42분 강한 슈팅은 옆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경기는 홍명보 감독뿐만 아니라 손흥민 개인으로서도 특별했다.
지난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로 처음 성인 대표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손흥민은 이날까지 태극마크를 달고 총 128경기에 나섰다.
손흥민은 팔레스타인 출전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선배이자 대표팀 선배인 이영표(127경기·은퇴)를 넘어 한국 축구 A매치 최다 출전 단독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날 득점을 기록하지는 못하며 최다 골 기록에는 다가가지 못했다.
지금까지 A매치에서 총 48골을 기록하며 단독 3위에 자리했던 손흥민은 이날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2위에 오른 황선홍 프로축구 K리그1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기록한 50골과 두 점 차이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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