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광복절 논란은 없다…두산, 잠실구장에 태극기만 게양→일장기-성조기 모두 우승기로 대체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8월 15일 광복절. 두산 베어스가 잠실구장에 걸려 있던 일장기를 내렸다.
두산은 지난 14일 정말 예상치도 못한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이 갑작스럽게 쏟아진 폭우로 인해 취소되면서 순번상 15일 광복절에 시라카와 케이쇼가 마운드에 오르게 된 까닭이다. 이로 인해 두산 구단 SNS에는 비난,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일본인 투수가 광복절에 등판한 기록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었다. 지난 2009년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에 몸담고 있던 카도쿠라 켄은 광복절에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6사사구 5탈삼진 1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를 수확했고, LG 트윈스 소속이었던 오카모토 신야가 2010년 8월 15일 구원 투수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실점(1자책)을 기록한 바 있다.
카도쿠라와 오카모토가 마운드에 올랐을 당시에는 이러한 부정적인 여론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시라카와의 등판을 두고는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SNS 상에는 광복절에 일본인 투수가 등판하는 것이 옳지 않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논란이 발생했지만, 시라카와의 등판이 현실화되지는 않았다. 시라카와의 광복절 등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생기기 전 두산이 13일 경기가 취소된 후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준 까닭이다.
두산은 15일 선발 투수로 최원준을 내세우고, 16일 수원 KT 위즈전에 시라카와를 출격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단 시라카와가 롯데를 상대로 올해 1⅓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8실점(7자책)으로 매우 좋지 않았고, 최원준도 수원에서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44로 약했다. 반면 롯데를 상대로는 통산 4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6로 강했던 것들을 고려해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이에 이승엽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선 인터뷰에서 "최원준이 내일(15일) 들어가고, 시라카와가 이틀 뒤(16일)에 등판한다. 그리고 (최)승용이가 일요일(18일)로 간다. 조금의 변화가 있다"며 "잠실야구장과 수원야구장의 규모도 틀리고, 투수 코치께서 고심을 하셨다. 즉 금요일 시라카와, 토요일 곽빈, 일요일 최승용 순"이라고 설명했다.
또 두산은 좌익수 뒤쪽에 외국인 선수들의 모국의 국기를 걸어두는 전통을 갖고 있는 팀. 당초 두산은 시라카와의 광복절 등판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로테이션을 조정한 것이 아닌 만큼 브랜든 와델의 미국, 제러드 영과 조던 발라조빅의 캐나다, 시라카와의 일본 국기 또한 내리지 않고 그대로 놔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일장기를 내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닌 만큼 두산은 일본 국기를 비롯해 외국인 선수들의 모국 국기를 모두 내리고, 태극기만 게양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기존 외국인 선수들의 국기가 걸려 있던 자리에 우승기를 걸었다.
두산 관계자는 "미국, 캐나다, 일본 국기가 있었는데 내렸다"며 "광복절을 맞아서 태극기만 달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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