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이트, 윤 정부 ‘전면에’···역사 기관 25개 요직 장악
한중연 등 3대 기관 포함 8곳
우편향 인사 최소 21명 포진
역사 왜곡 수정 우려 높아져
윤석열 정부의 역사·역사교육 관련 기관 임원 중 최소 25개 자리를 뉴라이트나 극우 성향으로 평가받는 인사들이 차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과 임원들을 ‘우편향’ 인사들로 속속 교체하는 과정이 본격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뉴라이트 인사들이 전진 배치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역사 수정’ 움직임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등록된 임원현황과 각 기관 공개 정보를 분석한 결과 역사·역사교육 관련 8개 기관과 위원회에 ‘뉴라이트’나 ‘극우’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최소 25개 자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대 역사기관’으로 분류되는 한국중앙연구원(한중연)과 국사편찬위원회(국편), 동북아역사재단을 비롯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 국가교육위원회(교육위), 독립기념관, 독립운동훈격 국민공감위원회, 국기기록관리위원회 등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다. 복수의 기관·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중복 인사를 제외하면 최소 21명으로 집계됐다.
뉴라이트는 2000년대 중반 ‘새로운 보수’를 걸고 나온 보수 연구자 단체와 정치 움직임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전후로 역사 교과서 수정 작업을 주도하면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재평가와 식민사관 논란 등의 중심에 서 왔다. 교과서포럼과 한국현대사학회 등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관련 기관 8곳 중 뉴라이트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가 기관장을 맡은 곳은 6곳이다. 김낙년 한중연 원장, 허동현 국편위원장,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등 3대 역사기관 기관장 모두 뉴라이트 성향으로 평가된다. 한국 역사·문화에 관한 연구를 축적하고(한중연), 한국사를 수집·정리·편찬하고(국편), 역사왜곡 문제에 대응하는(동북아역사재단) 기관의 장을 우편향 인사들이 맡고 있는 셈이다. 특히 한중연은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김낙년 원장과 함께 교과서포럼에서 활동한 김주성 이사장 등 ‘투톱’에 뉴라이트 계열이 포진했다. 김광동 진화위원장과 이배용 교육위원장은 뉴라이트 단체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도 독립운동단체들이 뉴라이트로 지목한 인사다.
각 기관·위원회 위원과 이사진에도 뉴라이트 계열이 대거 진입했다. 지난 6월 한중연 이사에 임명된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박근혜 정부 당시 우편향 교과서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 필진이다. 동북아역사재단은 박 이사장과 함께 허 국편위원장이 당연직 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3월 보훈처 산하로 출범한 독립운동훈격 국민공감위원회의 학자 출신 위원 중 8명도 뉴라이트로 평가된다. 이중 김명섭·김용직·강규형 위원은 현대사학회에서 활동했고, 신유아 위원은 박근혜 정부 ‘교육부 역사교육정상화 추진단’에서 일했으며, 이완범 위원은 <해방전후사 재인식> 필진이다. 강혜련 국가교육위원은 뉴라이트 전국연합 공동대표였다. 김 한중연 이사장도 교육위원을 겸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박이택·오영섭 의원은 독립운동단체에서 ‘뉴라이트’ 시각 이사로 지목한 인물이다. 진화위의 이옥남·차기환 위원은 우편향 발언들로 야권 중심으로 논란이 제기돼 왔다.
윤석열 정부 초반 윤 대통령 메시지를 통해 ‘이념전’을 강조하던 것이 전임 정부 인사들의 임기 만료와 함께 역사 기관들에 ‘뉴라이트 임원 임명하기’로 나아간 모습이다. 우편향 인사 임명 논란이 누적되면서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반쪽’으로 열리게 되는 등 파장은 확산 중이다. 향후 각 기관의 역사 수정 시도를 두고 분열상이 확산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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