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은 일"...안세영에 진 중국 선수, 시상식에 들고 나온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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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안세영(22·삼성생명)에 져 은메달을 딴 중국 허빙자오가 시상식에 들고 나온 물건이 눈길을 끌었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를 2-0으로 이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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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허빙자오를 2-0으로 이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시상식에 나온 허빙자오의 손에는 스페인 국기와 오륜기 마크가 새겨진 작은 배지가 들려 있었다.
세계 9위 허빙자오는 안세영을 만나기 전 준결승에서 세계 4위인 스페인의 카롤리나 마린과 겨뤘다.
당초 안세영의 결승 상대는 마린이 유력했다. 마린은 허빙자오에 1게임을 21-14로 크게 이긴 뒤 2게임에서도 10-7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경기 도중 오른쪽 무릎을 다친 마린은 압박 붕대를 차고 다시 코트로 들어섰고, 허빙자오의 스매시를 절뚝거리며 뒤쫓다 그대로 드러누워 펑펑 울었다. 당황한 허빙자오도 쓰러진 마린 곁을 지켰다.
결국 경기를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한 마린은 기권을 선언했고, 허빙자오가 결승에 진출했다.
허빙자오는 행운의 결승 티켓을 얻게 됐지만, 경기 뒤 공동 취재 구역에서 “뜻하지 않은 일이 일어났다”며 눈물을 보였다.
세계 1위 자리를 지킨 안세영도 부상으로 통증을 안고 뛴 시간을 떠올리며 배드민턴 대표팀에 대한 ‘작심 발언’까지 쏟아냈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이날 금메달을 목에 건 뒤 공동 취재 구역에서 “제 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한테 조금 많이 실망했었다”며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이랑은 조금 계속 가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제가 부상을 겪는 상황에서 대표팀에 대해 너무 크게 실망했다.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안세영은 “처음에 오진이 났던 순간부터 계속 참으면서 경기했는데 작년 말 다시 검진해보니 많이 안 좋더라”라며 “꿋꿋이 참고 트레이너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은퇴 여부에 대해선 “저는 배드민턴 발전과 제 기록을 위해 계속해나가고 싶지만, (대한배드민턴) 협회에서 어떻게 해주실지 모르겠다. 저는 배드민턴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상황이든 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세영은 ‘대표팀이 아니면 다음 올림픽은 어떻게 되나’라는 질문엔 “대표팀에서 나간다고 해서 올림픽을 못 뛰는 것은 선수에게 야박하지 않나 싶다”고 답했다.
또 “단식과 복식은 엄연히 다른데 선수 자격을 박탈하면 안 된다”면서 “협회는 모든 것을 다 막고, 그러면서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고 직격했다.
안세영은 “우리 배드민턴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은데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왔다는 것은 돌아봐야 할 시점이지 않나 싶다”라고도 말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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