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일본 반응… "신유빈 시끄럽다"[파리 이모저모]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삐약이' 신유빈(20)이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의 에이스 하야타 히나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 경기는 일본 열도에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경기 진행 중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에서 '신유빈 시끄럽다'는 검색어가 1위로 올라 화제를 모았다.

신유빈. ⓒ연합뉴스

신유빈은 3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8시30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펼쳐진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동메달결정전 하야타와 맞대결에서 게임스코어 2-4(11-9 11-13 10-12 7-11 12-10 7-11)로 패했다.

이로써 신유빈은 여자 단식을 4위로 마쳤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김경아의 동메달 이후 20년만에 한국 여자 단식 동메달을 정조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단일 올림픽 멀티 메달 역사도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 탁구에서는 1998 서울 올림픽의 유남규(남자 단식 금·남자 복식 동), 1992 바르셀로나 대회의 현정화(여자 단식 동·여자 복식 동)와 김택수(남자 단식 동·남자 복식 동)가 단일 대회 멀티 메달을 달성했다. 신유빈이 네 번째로 이 명단에 도전했지만 한 계단을 남겨두고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하지만 신유빈은 여자 단식 경기에서 숱한 명경기를 남기며 일약 스타로 올라섰다. 특히 8강전 일본의 히라노 미우와 풀게임 접전, 동메달결정전에서 하야타와 6게임 중 3게임이나 듀스를 치르는 접전을 벌여 일본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신유빈. ⓒ연합뉴스

일본 누리꾼들도 신유빈의 경기력과 인성에 호평을 남겼다. 8강전 경기 후 한 누리꾼은 야후 재팬을 통해 "(신유빈이) 천재라고 하지만 10대 시기에 부상에 시달렸던 선수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서 세계 톱 랭커가 됐다. 꾸준한 노력이 결과로 이어져 정말 좋았다. 어깨와 손목의 테이핑이 이 선수에 노력을 증명한다. 히라노는 최고의 선수에게 도전했다"고 신유빈에게 찬사를 보냈다. 이 댓글은 수백개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동메달결정전을 마친 후에도 신유빈에 대한 극찬은 이어졌다. 신유빈이 경기 후 쓰러져 울고 있는 하야타에게 먼저 다가가 웃으며 포옹을 한 장면을 두고 찬사가 쏟아졌다. 신유빈의 인성에 반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데 신유빈의 목소리는 일본인들에게 거슬렸던 모양이다. 신유빈은 득점 후 환호성을 터뜨릴 때 특유의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삐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한국어로 번역한 야후 재팬 실시간 검색어. ⓒ야후 재팬

한국에선 신유빈의 이 환호를 귀여운 소리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은 달랐다. 동메달결정전 중 야후 재팬의 실시간검색어 1위가 '신유빈 시끄럽다'였다. 하야타의 실점 때 나오는 신유빈의 환호성을 듣기 싫어한 일본팬들이 많았던 셈이다.

신유빈의 실력과 인품에 빠진 일본. 하지만 환호성 소리까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신유빈에 대해 온탕과 냉탕의 모습을 모두 보여준 일본팬들이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