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휴지통 위에 쌓인 음료잔, 누구의 잘못인가?

남강호 기자 2024. 8. 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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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버스정류장 가로휴지통 철 구조물 위로 일회용 음료 잔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남강호 기자

“정리도 참 잘해놨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버스정류장 가로휴지통 철 구조물 위로 일회용 음료 잔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을 본 한 시민의 독백이었다. 그 옆을 지나던 외국인 관광객도 그 모습을 보며 지나쳐갔다. 그 모습을 보자니 ‘이건 누구의 잘못일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먹다 남은 커피를 들고 버스를 타지 못해 휴지통에 버리려 했으나 휴지통에 비닐봉지가 없어 그 위에 얹어 놓고 버스를 탄 시민이 잘못일까? 아니면 버스 운행 중 가벼운 충격에도 쏟아질 위험이 있어 탑승객의 안전과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승차를 거부한 운전자 잘못일까? 가로 휴지통에 쓰레기 봉투를 부착해 두지 않고, 쌓여 있는 쓰레기를 치우지 않은 청소부의 잘못일까?

판단은 각자 다르겠으나 딱히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해도 그들 나름의 변명거리는 있을 것 같다. 한동안 정부가 매장내 1회용 음료 잔 사용을 규제하자 사용자들의 불평불만이 쏟아졌다. 매장내 1회용 컵 사용을 규제했지만, 정작 1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의문이다.

시간이 지난 지금 밖으로 들고 나온 일회용 음료 잔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가로휴지통 옆엔 음료컵을 따로 모아두는 통도 생겼다. 음료를 마시고 딱히 버릴 데가 없으니 위의 사진 처럼 컵들은 적당한 곳에 쌓이게 된다. 그렇다고 음료를 먹지 말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

한참 유행하던 머그컵이나 텀블러 사용도 요즘은 줄어 드는 것 같아 아쉽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환경을 생각해서 책상이나 집에 굴러다니는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다시 꺼내 사용해 보는 건 어떨까. 나의 작은 실천이 지구도 살리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의 한 버스정류장 가로휴지통 철 구조물 위로 일회용 음료 잔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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