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파 더 뛸 수가 없어”···‘성별논란’ 뚫고 출전한 복싱선수, 46초 만에 판정승[파리올림픽]

이만 켈리프(오른쪽)가 1일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펀치에 맞고 쓰러진 안젤라 카리니를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성별 논란 속에 출전한 선수가 46초 만에 기권승을 거뒀다.

안젤라 이마네 켈리프(26·알제리)는 1일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복싱 여자 66㎏급 16강전에서 안젤라 카리니(25·이탈리아)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이번 올림픽 여자 복싱에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복싱협회(IBA)로부터 실격 처분을 받은 선수 2명이 출전했다. 그 중 한 명이 켈리프다. 당시 IBA는 켈리프가 남성 염색체인 XY 염색체를 가졌다고 밝혔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이므로 여자 경기 출전을 불허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들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염색체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는 없다는 판단이다. 당시 켈리프와 함께 실격 처분 받은 대만 선수 린위팅(28)이 이번 올림픽에 출전해 있고, 그 중 칼리프가 이날 먼저 경기를 치렀다.

상대는 1분도 버티지 못하고 기권했다. 논란 속에 올림픽에 나선 켈리프의 첫 상대가 된 카리니는 주먹에 얼굴을 맞고 30초 만에 코너로 돌아가 헤드기어를 고쳐썼고 잠시 뒤 눈물을 흘리며 기권하고 링을 떠났다.

대진이 결정된 뒤 카리니의 고국인 이탈리아는 체육부장관과 총리까지 나서 ‘불공정 경쟁’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으나 경기는 진행됐고 카리니는 기권했다.

로이터통신을 통해 카리니는 “더는 싸울 수 없어 경기를 포기했다. 코에 강한 통증을 느껴서 더 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파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