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들 월급 많다" 직격한 의대 교수…해외 의사 수입 제안도
의정 갈등이 5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직 의대 교수가 "해외 의사를 대거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이 쏠린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해외 의사 수입 안에 대해 의사집단에서 격렬히 반대해온 것과 다른 행보다. 또 전공의 등 젊은 의사를 향해서는 "돈을 너무 밝혀선 안 된다"며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누굴까.
바로 조주영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다. 필수의료 분야에 수십 년간 몸담은 의사이자, 소화기병 명의로 평가받는 조주영 교수는 4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와 '젊은 의사들'을 향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내뱉었다.
조 교수는 "요즘 젊은 의사들(전공의)은 월급을 많이 받는데도 힘든 일을 기피하고, 희생·봉사 정신이 부족하다"며 "오후 5시만 되면 집에 간다. 나 때는 집이 병원이었는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해외 의사를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한다. 조 교수는 "최근 정부가 해외 의사 수입을 고려하겠다고 밝히자, 다들 내가 '용산'에 이야기한 줄 안다"며 "이미 해외 의사 수입의 필요성을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주장해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생·전공의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새 애들 좀 봐라. (필수의료 같은) 힘든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일을) 배우는 단계인 수련의들이 건방지게 조직을 만들어 (정부·대한의사협회와) 타협이나 하려고 한다"며 "어차피 의대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의대생들이 필수의료에 가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의대 정원을 늘릴 게 아니라, 필수 기피 분야에서 해외 의사를 채용하면 얼마든지 부족분을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심지어 월급을 지금보다 적게 주고도 훌륭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그는 "젊은 의사들 월급이 너무 많다. 의대 졸업하고 의사 면허 따면 월급이 거의 1000만원 돈"이라며 "약학대학도 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6년 과정인데, 약사 초봉이 400만~500만원 선인 것과 비교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약대 졸업자도 의대 졸업자처럼 대학병원에 들어가면 인턴·레지던트를 거친다"며 "(그런데도 급여에 만족하지 못하는) 요즘 애들(젊은 의사)이 돈을 너무 밝히는 거다. 우리 때는 희생·봉사가 많았다"고 비판했다.
그가 해외 의사 수입을 제안한 배경도 이 때문이다. 그는 "튀르키예 앙카라 의과대학, 이스탄불 의대 졸업자 중 월급 500만원만 줘도 똑똑한 젊은 의사들이 많이 오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은 의협의 입장과 대치된다. 앞서 지난 5월 임현택 의협회장은 "국내에서 돈은 많은데 지적 능력이 안 돼 해외의 의대로 입학해 졸업한 후 우리나라에서 의사면허 국가고시를 보면 합격률이 매우 낮다"며 "그런데도 그들이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보지 않은 채 의사가 된다고 하면 목숨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질적 검증 안 된 의사들을 수입해오겠다는, 아무 문제 없겠다는 태도는 자기들은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 같은 큰 병원에 언제든 가서 치료받으면서 국민은 어떻게 되든 나는 모르겠다는 안일한 의식에서 나온 생각"이라며 "그들에게 본인(관료) 부모 진료 맡기라면 맡기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자신의 SNS에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제목의 기사 사진과 함께 "커밍 쑨"이라는 글을 남겼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조 교수는 국내 의대 교수들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한국의 의대 교수들은 너무 안일하다"며 "일본 스타일로 의대 교수들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예컨대 의대 교수를 A·B·C급으로 등급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대 교수의 등급제를 실시해 실력을 끊임없이 갈고닦아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2월 20일)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지난 2월 27일부터 PA(진료지원 간호사)를 시범적으로 합법화했다. 의사 일부 업무를 PA가 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의협을 비롯한 의사집단 내부에선 PA 합법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조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보면 4년 차 PA는 레지던트 2~3년 차 수준으로 일을 매우 잘한다"며 "특히 진단용 내시경의 경우 구멍(소화기관)을 따라 내시경이 들어가는 건데 뭐가 그렇게 힘들겠나"고 말했다. PA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남미의 아르헨티나, 유럽의 그리스, 아시아의 필리핀이 모두 망해가지 않았나"며 "나라가 망하는 마지막 단계가 바로 '의료 붕괴'다. 지금 우리나라 의료 상황은 (망할 수 있다는) 상당히 위험하다는 징조"라고 경고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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