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천하'로 끝난 볼리비아 군부 쿠데타 시도… 국민 반발에 막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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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현지 시간) 일어난 군부의 쿠데타 시도가 3시간 만에 무위로 끝났다.
미국 AP통신·CNN방송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합참의장에서 물러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의 지휘하에 볼리비아군 일부는 이날 오후 3시쯤 쿠데타에 나섰다.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은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시도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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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수호" 여론에 밀려 3시간 후 철군
체포 직전 "대통령 지시였다" 주장해 논란
남미 볼리비아에서 26일(현지 시간) 일어난 군부의 쿠데타 시도가 3시간 만에 무위로 끝났다.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거세게 반발한 시민들의 힘이었다.
그러나 정국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때 한배를 탔던 전·현직 대통령의 반목으로 정치적 갈등이 극에 달한 데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침몰한 국가 경제로 사회적 불안도 팽배하다. 쿠데타를 촉발한 요인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전직 합참의장 주도… 대통령궁 무력 진입했다 회군
미국 AP통신·CNN방송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최근 합참의장에서 물러난 후안 호세 수니가 장군의 지휘하에 볼리비아군 일부는 이날 오후 3시쯤 쿠데타에 나섰다. 탱크와 장갑차를 앞세워 수도 라파스 무리요광장 앞 대통령궁 입구를 들이받으며 진입을 시도했고, 중무장한 군 병력도 대통령궁과 정부 청사, 국회 의사당이 위치한 무리요광장을 장악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정면돌파에 나섰다. 아르세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내고 "국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쿠데타에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지자들은 무리요광장에서 "민주주의! 민주주의!"를 외치며 군을 성토했다. 군 지휘부 3명도 즉각 교체했고, 호세 윌슨 산체스 신임 합참의장은 '수도에 집결한 장병은 부대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
시민사회 역시 군부에 등을 돌렸다. 볼리비아 최대 노동조합은 쿠데타 시도를 비난하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대법원, 경찰 및 소방대원 노조 등도 잇따라 군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결국 수니가 장군은 3시간 만에 대통령궁에서 철수하며 회군했다. 오후 6시쯤 대통령궁 발코니에 모습을 드러낸 아르세 대통령은 "국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민주주의 만세"라고 말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 대선 출마 놓고 갈등 고조
볼리비아에서 쿠데타 시도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1825년 독립 후 190여 번의 쿠데타 시도와 혁명을 겪었다고 AP는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2006년 1월~2019년 11월 재임)의 대선 출마를 둘러싸고 정치적 갈등이 증폭됐다.
라틴아메리카의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인 모랄레스는 4차 집권을 노리다 부정 선거 논란에 쫓겨나듯 2019년 해외로 망명했다. 하지만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권 및 대권을 거머쥐기 위해 아르세 대통령과 권력 다툼을 시작했다. 헌법재판소의 '4선 이상 금지 결정'에도 그는 "우경화한 아르세 정부의 모략"이라며 반발했다. 양측 지지 세력 간 시위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쿠데타 시도 배경과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CNN은 "수니가 장군이 모랄레스의 대선 출마에 반대했고, 그를 위협했다는 이유로 이번 주 합참의장직에서 해임됐다"고 전했다.
논란의 불씨도 남겼다. 수니가 장군은 체포 직전, '아르세 대통령이 대통령궁 청사 습격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대통령이 내게 '상황이 엉망이고 위태롭다'며 '내 인기를 끌어올릴 무언가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장갑차를 동원해야 하느냐"고 묻자 "꺼내라"라고 답했다고도 했다. 이반 리마 법무장관은 "자기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구스타보 플로레스 마시아스 미국 코넬대 교수는 "볼리비아 사회의 모든 계층이 현 상황, 특히 경제적 현실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며 "이에 더해 대선을 앞두고 아르세와 모랄레스가 충돌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CNN에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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