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동맹 후폭풍 속 日은 표정관리?…군사강국 '잰걸음'
"푸틴‧김정은이 새 일본 가능케 해"…美도 나쁘지 않아, 최대 피해는 韓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계를 수직 격상하며 전방위적 파장을 낳고 있지만 일본 집권세력에겐 오히려 기회의 요인이 되고 있다.
국가별 손익계산서를 따져보면 명확하다. 먼저 러시아는 미국 일극체제에 반기를 들고 대담하게 현상변경을 꾀하고 있지만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북‧러 준동맹은 위협적 외형과 달리 수세적 성격이 짙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더욱 강화된 국제적 고립과 제재를 탈피하기 위한 목적이 기본이다.
러시아 성공 여부는 불투명, 中은 곤혹, 北도 장기적으론 낙관 못해
동시에, 자칫 북‧중‧러 결속으로 비춰지며 미국 등 서방의 압박이 가해질 것을 우려하면서도 그렇다고 북한‧러시아와 너무 거리를 둘 수도 없다.
북한으로선 실효성에 의문은 남지만 어쨌든 문서로서 러시아의 안전보장 약속을 받았다. 무엇보다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 할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의 늪에 빠진 러시아의 미래 자체가 그리 낙관적이지도 않고, 북러관계의 지속 가능성과 북중관계의 재조정 여부 같은 위험 요인이 상존한다.
미국 입장에선 어떤 시나리오 전개도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다. 중국이 제1 주적인 사실은 변치 않는 가운데 북‧중‧러 관계가 어떻게 바뀌어도 미국의 기존 전략에는 큰 영향이 없다.
만약 중국이 러시아와 거리를 둔다면 '반미연대' 약화 측면에서 좋은 일이며, 그렇다고 한‧미‧일 3각공조가 덩달아 느슨해질 염려도 없다. 북‧러 밀착만 갖고도 신냉전의 명분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푸틴‧김정은이 새 일본 가능케 해"…美도 나쁘지 않아, 최대 피해는 韓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우리나라다. 한반도는 졸지에 세계 패권경쟁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말 그대로 '글로벌중추국가'가 됐다.
우리와 별 상관없는 얘기처럼 들렸던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는 이제 남‧북한 각각의 무기 공급 능력에 달린 것처럼 여겨지게 될 판이다. 미‧중‧러 강대국 정치에 더욱 연루된 셈이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1일 보고서에서 "이론적‧가정적으로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 발생시 남북한이 미국, 중국, 러시아와 맺고있는 모든 동맹조약이 가동된다면 즉시 세계대전으로 비화되는 결과 초래"라고 짚었다.
반면 일본은 역내 정세 악화를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급가속 할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일본 보수우익과 집권세력이 집단자위권 행사에 대한 '해석 개헌'(2014년 7월)이나 적 기지 공격 능력 등을 포함한 '안보 관련 3대 문서' 개정(2022년 12월) 등을 통해 집요하게 군사대국화를 도모해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크리스토퍼 존스톤 전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국장은 24일 VOA 인터뷰에서 북‧러 밀착의 파장에 대해 "김정은과 푸틴이 새로운 일본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며 "일본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일본은 미국 및 유럽과의 첨단무기 공동 개발로 이제 겨우 자리잡은 'K-방산'의 입지마저 위협하고 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21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에 대한 억지력과 우크라이나를 위한 군사 비축을 위해 미‧일 양국이 최첨단 무기 공동생산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방산업체 관계자는 "일본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해외수출이 제한돼 온 일본제 무기에 대한) 방산 수출 족쇄가 풀리게 되면 우리로선 매우 힘든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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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제표 기자 ente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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