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강 파헤치는 '금 채취' 극성…기자 질문엔 "시비 거냐"

송우영 기자 2024. 6. 1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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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장비로 하천 바닥 빨아들여…'골드러시'에 골병
하천 흐름에 영향 주거나 훼손하면 불법
점용 허가도 없이 몇 달째 '사금 채취'
작업 쓰레기, 취사도구들도 버려져 있어
[앵커]

과거 미국에서 사금이 발견되면서 너도나도 몰려드는 '골드러시'가 벌어졌는데, 최근 우리나라 하천에도 이런 식으로 사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사금 모으겠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하천을 망가뜨리고 법을 어기는 사람들입니다.

밀착카메라 송우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하천에서 사금을 모았다'며 자랑하는 온라인 영상들.

[(사금이) 이만큼이나 나왔어요. 아이 좀 펴 줘봐요, 참.]

대부분 취미활동이지만 도를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경기 포천에 있는 한 다리입니다. 이 다리 밑에서 불법으로 금을 채취하고 있는 것 같다는 제보들이 많이 들어온 곳인데요.

직접 내려가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뗏목처럼 생긴 장비를 메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강한 모터를 써서 하천 바닥의 흙과 모래를 계속 빨아들입니다.

삽으로 파헤치고, 전문 잠수 장비도 씁니다.

한쪽에는 퍼낸 자갈과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인근 주민 : 기계를 여러 대를 갖다 놓고 땅을 완전히 다 강바닥을 헤집어 놔 갖고…]

현행법상 하천을 훼손하거나 물 흐름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불법입니다.

업자들은 점용허가도 받지 않고 몇 달째 작업을 반복하고 있지만 취재진이 묻자 시치미를 뚝 뗍니다.

[A씨/사금 채취업자 : 아니 그냥 놀러 왔다니까요? 내 취미니까. {취미라고 하기에는} {뭐 저거 장비도 있고, 빨아들이는 것도 있고. 저희가 계속 봤는데.} 아니 취미를 크게 하는 것도 있고 작게 하는 것도 있고 하지. 이거 장비 가지고 뭘.]

오히려 '뭐가 문제냐'고 묻습니다.

[B씨/사금 채취업자 : {하천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는 거잖아요. 그냥 있는 걸 줍는 게 아니라} 시에서도 '재밌게 노세요' 이러고 갔는데. {재밌게 놀라고 했다고요? 시에서?} 예, 뭐 문제가 될 게 없으니까.]

'왜 참견이냐'며 화를 내기도 합니다.

[B씨/사금 채취업자 : 하여튼 뭐 (포천)시에서 나와서 하는 것도 아니고 방송국에 나오는 분들하고는 저 얘기 안 하겠습니다.]

작업하면서 생긴 쓰레기들은 그대로 하천에 버려집니다.

불법 채취는 다음 날 민원신고를 받은 포천시 관계자들이 온 뒤에야 중단됐습니다.

[포천시 관계자 : 이 행위 자체가 점유 허가받아서 해야 될 상황이신데 무단으로 하고 계신 거거든요.]

[B씨/사금 채취업자 : {어제는 시청에서 다 허락받고 허가해 주셨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난 얘기 안 하니까. 뭐 시비 거는 거예요, 지금?]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사금을 캐는 건 괜찮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강바닥을 뒤집어엎으면서까지 돈벌이로 채취하는 것도 막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한결 / 취재지원 박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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