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마늘' 뭐길래... '벌벌' 떠는 마늘 농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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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수확 시기를 앞두고 상품성이 거의 없는 '벌마늘'이 예년에 비해 10배 이상 폭증해 마늘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8일 제주도 대표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농협과 안덕면 지역 농협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통상 전체 생산량의 3% 정도 발생하던 '벌마늘'이 올해는 5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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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 가격도 못받는 벌마늘 40~50% 발생"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 긴급 현장 방문
지난 겨울 잦은 비날씨·일조량 부족 등 원인 분석
28일 밤~29일 호우 예고에 농가 시름 더 깊어져
마늘 수확 시기를 앞두고 상품성이 거의 없는 '벌마늘'이 예년에 비해 10배 이상 폭증해 마늘 농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8일 제주도 대표 마늘 주산지인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농협과 안덕면 지역 농협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통상 전체 생산량의 3% 정도 발생하던 '벌마늘'이 올해는 5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벌마늘은 하나의 줄기(대)가 나와야 하는 마늘 한 쪽에서 여러 개의 줄기가 나와 마늘 쪽이 벌어져 버리는 생리장해 현상입니다. 이 때문에 통상 6~10알 정도가 생성돼야 할 마늘 한 쪽에서 최대 20여 개 정도의 마늘 알이 불규칙하게 자리잡아 상품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설명입니다.
강성방 대정농협 조합장은 "벌마늘은 상품성이 낮아 다진 마늘 용도 외에는 쓸 수가 없다"며, "농협에서 마늘을 수매할 때 상, 중, 하품으로 분류해 수매하는데 벌마늘은 하품 취급도 못 받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농협 마늘 수매가가 kg당 3,500원"이라며, "하품이 2천 원 정도라고 한다면, 벌마늘은 1,000원 정도나 받을 수 있을까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 같은 '벌마늘' 증가 현상의 원인으로는 잦은 비날씨와 이에 따른 일조량 부족이 지목됐습니다. 토양이 과다하게 많은 수분을 머금은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지난 겨울 제주도에 비가 내린 날은 전국 43.8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74년 이래 가장 많았습니다. 강수량도 338.5mm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오늘(28일) 밤부터 내일 사이 서귀포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늘 농가들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강성방 조합장은 "이번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면서 5월 13일쯤으로 예상하는 마늘 수확을 앞당겨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행정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해 이날 마늘 재배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김애숙 제주자치도 정무부지사는 이날 오전 서귀포시 대정읍 영락리 마늘재배 현장을 방문해 생육상황 등을 점검하고, 농가 및 농협 관계자들과 마늘 처리대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김 정무부지사는 이 자리에서 "최근 중앙정부에 제주지역 벌마늘 발생 상황에 대한 농업재해 인정과 저품위마늘 정부수매를 건의했다"며 "앞으로 지역농협과 함께 마늘 수매상황과 유통처리 상황을 지속적으로 살피면서 지원방안 등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한열 안덕농협 조합장은 "천재지변으로 벌마늘이 크게 발생한 만큼 행정에서 일정 정도의 마늘 가격을 보장해 준다는지 하는 농민들을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습니다.
한편, 올해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마늘 재배 면적은 약 700헥타르 정도입니다. 2010년대까지만 해도 한 해 1만5천 톤의 생산량으로 국내 전체 마늘 생산량의 10%를 책임질 정도였으나, 올해는 4~5천 톤가량으로 생산량이 줄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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