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핀’ 길해연 “내 인생도 도랑에 빠진 적 있어…계속 공 굴리면 핀 맞추는 날 올 것” [SS인터뷰]

김태형 2024. 3. 1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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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 충실하게 다 쏟아붓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연기는 돌이켜보면 항상 부끄럽더라고요."

배우 길해연은 2003년 영화 '여섯 개의 시선'과 2004년 연극 '에쿠우스'를 시작으로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베테랑 배우다.

13일 개봉한 영화 '돌핀'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길해연에게 한편의 선물같은 작품이다.

길해연은 권유리를 비롯한 배우들과 독립영화에 도전한 배두리 감독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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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길해연. 사진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김태형 기자] “오늘을 충실하게 다 쏟아붓는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연기는 돌이켜보면 항상 부끄럽더라고요.”

배우 길해연은 2003년 영화 ‘여섯 개의 시선’과 2004년 연극 ‘에쿠우스’를 시작으로 스크린과 무대를 오가며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베테랑 배우다.

만 59세지만 상업영화, 독립영화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JTBC ‘아내의 자격’(2012), SBS ‘풍문으로 들었소’(2015), MBC ‘워킹 맘 육아 대디’(2016),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2018) 등 TV 드라마를 비롯해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 웨이브 ‘박하경 여행기’ 등 OTT까지 이름을 올리며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중견배우기도 하다.

13일 개봉한 영화 ‘돌핀’은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길해연에게 한편의 선물같은 작품이다. 영화는 삶의 변화가 두려운 30대 여성이 우연히 접한 볼링을 통해 용기를 얻어 세상으로 나오는 이야기를 그렸다.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 권유리가 나영 역으로 첫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길해연은 나영의 엄마 정옥 역을 연기했다.

정옥은 비록 친딸은 아니지만 나영과 피보다 진한 마음으로 이어졌다. 재혼을 앞두고 새로운 미래를 그리고 있는 그는 변화를 자꾸 피하고 안주하려는 나영에게 새로운 변화를 권유한다. 그래서 작품 속 나영과 주된 갈등을 빚는다.

“정옥은 정말 보편적인 사람이에요. 남의 딸을 데려다 키울 정도면 배포가 클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요.영웅이나 덕이 있는 사람이 아닌 내 삶을 지켜나가는 사람일 뿐이죠. 작은 마을에서 악착같이 살면서나영과 성운(현우석 분)을 키운 사람으로서 두려울 것 같거든요. 그래서 내 기준으로 나영은 바깥 세상으로 나가길 바라는 거예요.”

배우 길해연. 사진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캐나다 벤쿠버아시아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받았다. 길해연은 권유리를 비롯한 배우들과 독립영화에 도전한 배두리 감독을 응원했다.

“저는 이 작품이 반가웠어요. 무엇보다 배두리 감독이 용기 있다 생각했어요. 이건 분명히 묻힐 게 뻔한데 그 선택이 놀라웠어요. 여러 아카데미 작품에서 같이 하자고 들어왔는데 배두리란 친구를 만나고 싶었어요. 자기 걸 더 끄집어내는 감독이 되길 바라요. 다양성이 자꾸 사라지는 것 같아서 속상하거든요. 함께 출연한 유리는 예쁘고 솔직해요. 점점 성장해 나갈 거고 그런 유리가 기대돼요.”

영화제목인 ‘돌핀’은 극중 미숙(박미현 분)이 만들어낸 용어다. 레인을 벗어나 도랑에 빠진 볼링볼이 마지막에 돌고래처럼 튀어올라 남은 볼링핀을 쓰러뜨리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점수가 올라가진 않지만 작은 기적처럼 찾아온 뜻밖의 행운이라는 뜻이다. 길해연은 자신에게도 찾아온 ‘돌핀’을 떠올렸다.

“대학교 1학년 때 체육이 볼링이었어요. 그때 튀어 오르는 ‘돌핀’을 경험했거든요. 튀어 오르는 것만 보고 맞추진 못했죠. 어쩌면 내 인생은 늘 도랑으로 가는 것 같아요. 그랬다가 운 좋게 튀어 올라서 핀을 맞추기도 하고, 저는 또 공을 굴리고요.”

대학 졸업 후 연기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뒤늦게 늦깎이 데뷔, 연극무대 외길을 걸었던 배우다운 현답이다.

배우 길해연. 사진 | (주)마노엔터테인먼트


다양한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관객을 만나고 있는 길해연은 동양대학교 전임교수로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아울러 한국연극인복지재단 이사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연극과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도와주는 모습을 보면서 또 다른 희망을 가졌다. 그는 새롭게 시도하는 예술가들이 많아지길 꿈꾼다.

“복지재단 일을 통해 다른 일을 할 용기를 얻어요. 어떤 것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 생각하라고 해요. 그리고 사람들과 얘기할 때 나를 속이지 말라고도 해요. 인정한 다음에 개선해 나가는 것이죠. 그래야 자신이 병이 들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요.” tha9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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