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색 몰랐다", "붉은건 국가대표색"... 수뇌부 변명에 얼룩지는 충남아산[초점]

김성수 기자 2024. 3. 1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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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K리그2의 충남 아산FC가 2024시즌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홈 개막전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음에도 구단 상징색과 전혀 상관없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어 논란을 빚었다.

이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일 유니폼이 붉은색인지 푸른색인지 알지도 못했다"며 "유니폼은 구단에서 주는 대로 입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는다고 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붉은 유니폼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게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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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프로축구 K리그2의 충남 아산FC가 2024시즌의 시작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홈 개막전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음에도 구단 상징색과 전혀 상관없는 붉은색 유니폼을 입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명예구단주인 충남도지사와 구단 대표이사가 해명이라고 내놓은 발언은 이해하기 힘든 '변명 투성이'였다.

홈 개막전에서 푸른색의 홈 유니폼이 아닌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충남 아산 선수들. ⓒ프로축구연맹

충남 아산은 지난 9일 충청남도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2라운드 부천FC와의 홈 개막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다. 이 경기에서 사건이 터졌다.

충남 아산 선수들은 홈 개막전에서 푸른색 홈 유니폼 대신 붉은색의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고, 구단은 서포터즈에 빨간 깃발을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정당의 붉은색이  개입돼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프로축구연맹에서도 충남 아산 구단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1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일 유니폼이 붉은색인지 푸른색인지 알지도 못했다"며 "유니폼은 구단에서 주는 대로 입었다. 붉은색 유니폼을 입는다고 선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붉은 유니폼 논란을 확대 재생산하는 게 오히려 정치적"이라고 말했다.

이준일 충남 아산 구단 대표 역시 이날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적인 사안과 연결해 진행한 일이 아니다. 선수들의 각오를 다지고 좋은 성적을 내 국가대표가 되라는 취지에서 국가대표의 상징인 붉은 유니폼을 준비했다. 문제가 될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푸른색 홈 유니폼을 입은 충남 아산의 이학민(오른쪽). ⓒ프로축구연맹

홈 개막전은 1년 가까이 되는 시즌을 시작하면서 홈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렇기에 홈 개막전에 팀의 상징색을 담은 홈 유니폼을 입는 것이 너무나도 일반적인 일이다.

이를 증명하듯 올 시즌 홈 개막전을 아직 치르지 않은 대전 하나시티즌과 김포FC를 제외한 23팀 중 22팀이 홈 개막전에서 홈 유니폼을 입었다. 유일한 예외가 바로 충남 아산. 홈 유니폼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 아니었음에도 굳이 세 번째 유니폼을 입었다. 다음달 10일 국회의원선거가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오해를 살 만한 상황이었다.

정치적 메시지가 스포츠에 포함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는 추세 속에, 구단 사무국이 명예구단주이자 이날 경기장 방문 예정이었던 도지사에게 '붉은 유니폼 착용'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홈 개막전은 긴 시즌 중 홈에서 열리는 첫 번째 경기이기에 사무국에서 준비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유니폼 색을 몰랐다'는 발언은 마냥 신뢰하기 어려운 말이었다.

기자회견하는 김태흠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구단 대표의 발언도 팬들을 이해시키기에 충분해보이지 않는다. 구단의 대표라는 사람이 명예구단주 포함 정치인들을 다수 초대한 홈 개막전에 뜬금없이 붉은 유니폼을 입었을 때의 파장을 생각하지 못했다는 걸 납득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는 축구를 모르는 사람도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사안이다. 또한 냉정하게 충남 아산이 국가대표를 자주 배출하는 구단도, 국대에 오를 만한 선수를 다수 보유한 구단도 아닌데, 갑자기 국가대표를 들먹이며 붉은 유니폼을 준비했다는 말 역시 설득력이 떨어졌다.

위기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급조한 듯한 이들의 발언은 축구 팬들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화를 더 키울 뿐이다. 충남 아산 팬들은 어이없는 사태를 겪은 후 수뇌부의 변명까지 들으며 고통 받고 있는 실정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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