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이준석 싸가지 진짜면 같이 안 가…목표는 교섭단체"

이비슬 기자 2024. 2. 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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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주축…"금덩이 제안에 흔들리기도"
"부모따라 인생 결정 안 돼…'공정 사다리' 만들 것"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3일 서울 여의도에서 뉴스1과 인터뷰하고 있다. 24.02.03/뉴스1 (개혁신당 제공)

(서울=뉴스1) 이비슬 기자 = '과일 행상 집의 큰딸' '승무원' '사업가' '교수'

지난달 국민의힘을 탈당한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국회의원이 되기 전까지의 인간 허은아'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미지 컨설턴트'였던 허 최고위원은 지난 2020년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으로부터 '보수의 때를 벗겨달라'는 요청을 받고 입당해 국회에 입성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시절 당 수석대변인을 지내며 이준석계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주축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알렸다.

22대 총선을 두 달여 앞둔 지금 그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의 최고위원으로 다시 한번 정치 개혁을 꿈꾸고 있다. 허 최고위원은 "국회에는 국민을 닮은 국회의원이 없다"며 "미래세대를 위한 공정의 가치를 구축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 최고위원은 스스로 '예측 가능한 공정의 사다리'를 타고 온 수혜자라고 말한다. 그는 "부모님이 잘 살지도 않고 대학도 못 나온 분들이지만 열심히 일하셔서 저를 대학에 보냈다. 제가 번 돈으로 학위를 따고 창업하며 하나씩 올라와 국회의원이 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느냐"며 "제가 받은 우리 사회의 빛나는 가치를 다음 세대가 아낌없이 누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내 인생이 결정돼서는 안 된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정치"라며 "예측 가능한 공정의 사다리로 보상을 받는다는 비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내 딸이 찍고 싶은 정당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입성한 국회에서 마주한 건 기득권 정치의 견고한 벽이었다. 이준석 대표와 함께 당내 비윤(비윤석열계)로 분류된 그는 공들인 지역구였던 서울 동대문구 조직위원장 자리에서도 물러나야 했다.

허 최고위원은 "제가 지키고 싶었던 자유와 공정이라는 보수의 가치가 무너질 것 같다, 공멸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의를 지키자고 비공개 의원총회나 지도부를 찾아가 이야기할 때마다 돌아온 건 '내부 총질'이라는 오명이었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이러려고 배지 단 건 아니지 않나. 할 말도 못 하고 눈치 보면 어떡하느냐'는 호소도 시간이 흐를수록 더는 받아들여질 수가 없겠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가 합류한 개혁신당은 국민의힘도, 더불어민주당도 아닌 이른바 제3지대 정당으로 분류된다. '사회적 보수'를 지향점으로 기존의 양당 정치와 차별화 노선을 택했다. 지역 기반은 수도권, 2030세대 그리고 '온라인'이라고 했다. 기존 정치 이념이나 소통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의미다.

개혁신당이 지금까지 발표한 정책은 도발적이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 정치에 기업 동원을 막자는 '떡볶이 방지법', 수학교육의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수포자 방지법'이 대표적이다.

이준석 가칭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탈당 및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4.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허 최고위원이 떠올린 창당 과정 최고의 위기는 자신이 국민의힘 탈당을 고민하던 순간이다. 천아용인 중 천하람·이기인 두 사람이 이미 합류, 김용태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한 상황에서 허 의원 합류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허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에서) 제 앞에 금덩어리를 보여주는데 그걸 포기하려니 정말 많이 흔들렸다"며 "제가 가겠다고 했지만 (개혁신당에선) 진짜로 올지 안 올지 고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 최고위원이 개혁신당 합류를 알린 지난달 3일부터 하루 만에 2만여명이던 당원 수가 3만명을 돌파했다. 그 시기 스트레스로 망막이 다쳐 생긴 실핏줄은 여전히 눈에 붉게 남아있었다.

이준석 대표와 허 최고위원은 지난 2022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 에피소드로 유명하다. 당시 당원권 정지 징계 처분을 받은 지 6개월 만에 거취 표명에 나선 이 대표에게 현직 의원만 예약이 가능한 기자회견장을 자신의 이름으로 예약해 준 일이다. 허 최고위원의 지지자들은 그 당시를 '허의리'(허은아+의리) 탄생으로 기억한다.

허 최고위원은 개혁신당 창당 이후 이 대표에 대해 "중소벤처기업 대표 같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아침마다 직접 커피를 사 들고 오기도 한다"며 "주변을 챙기고 싶은 마음은 큰데 아무래도 긴축 재정이다 보니 '가게마다 가격 비교를 해서 쿠폰을 받으면 된다'고 하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이 대표가) 배달 음식을 기다리는 그 시간에 나가서 '현수막 하나라도 더 달고 오자고 하더라. 홍보부터 재무, 일정 계획까지 실무를 너무 잘 알고, 잘하기 때문에 꼼짝할 수가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허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떠올리며 '의리를 지키지 않을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는 "이 대표가 진짜 국민에게 싸가지가 없고 못된 정치인이면 함께 안 간다"며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정치하는 사람 중에 이 사람만큼 대한민국이 잘 되기 위해 고민하며 사는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가 향후 대통령이 되지 않더라도 정치를 젊은 세대로 교체하는 데 정말 큰 영향력을 끼친 리더는 분명하다"며 "이 사람이 아니면 구태 정치밖에 안 남는다고 생각하니 제가 이곳에 안 올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와 함께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허 최고위원은 정치권 인사들과의 물밑 작업으로 최근 분주하다. 이낙연 공동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와 비공식 협상도 계속되고 있다.

개혁신당의 총선 목표는 국회 교섭단체 구성이다. 의원 수가 20명이 넘는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 그는 "당연히 교섭단체 이상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끝으로 과거 이력 중 정치 활동에 가장 도움이 되는 경험이 무엇인지 묻자 지체 없이 '승무원'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상대의 안전을 보호하고 심기를 배려하는 봉사자기 때문"이라며 "국회의원도 그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를 하면서 자신의 소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인내하는 건강한 몸과 마음의 건강이 필수"라며 "앞으로도 비겁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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