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이대로 쓰러지면…' 공포 사로잡힌 발트 3국
나토 회원국이지만 러와 국경 맞대 안보 취약
BBC "푸틴이 이기면 다음 먹잇감은 발트 3국"
‘우크라이나가 이대로 쓰러지면 러시아의 다음 먹잇감은 발트 3국일까.’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고전을 면치 못하며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북유럽 국가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통칭하는 발트 3국이 가장 대표적이다. 앞서 제정 러시아와 공산주의 소련(현 러시아)의 지배를 오랫동안 받은 이들에게 러시아의 가공할 군사력은 일종의 트라우마다.
2022년 2월부터 벌써 2년 가까이 이어진 전쟁은 아직 끝날 기미가 없다. 서방 국가들 사이에 전쟁 피로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미국의 우크라이나 군사원조마저 끊길 판이다. 야당인 공화당이 지배하는 미 의회 하원은 ‘우크라이나가 과연 승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을 드러내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요청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승인을 거부했다. 백악관이 “미국의 원조가 없으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질 수도 있다”며 설득에 나섰으나 공화당은 막무가내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오랫동안 스웨덴의 지배를 받았다. 그러다가 스웨덴이 제정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패하며 18세기 초부터 러시아 손아귀에 들어갔다. 제1차 세계대전 기간 중인 1917년 러시아에서 혁명이 일어나 공산주의 소련이 성립하자 비로소 독립의 기회가 찾아왔다. 혁명 이듬해인 1918년 1차대전이 끝나며 발트 3국은 일제히 독립국이 되었다.
하지만 1939년 유럽이 제2차 세계대전에 휩싸이며 다시 위기가 도래했다. 소련은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강대국들이 나치 독일과 싸우느라 정신이 없는 틈을 타 발트 3국에 “주권을 내려놓고 소련군의 주둔을 허용하라”고 협박했다. 1941년 나치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며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는 2차대전 기간 내내 독일군과 소련군의 각축장으로 전락했다. 전후에는 승전국인 소련에 병합되는 운명을 맞는다.
1991년 소련 해체를 계기로 거의 반세기 만에 국권을 회복한 발트 3국은 다시는 러시아의 침략을 받지 않을 목적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현재 에스토니아 등에는 영국군을 필두로 나토 동맹국들 군대가 주둔하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고 있다.
그 때문에 발트 3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나토에 더 많은 병력과 장비를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에 배치할 것을 촉구했다. 나토는 올해 7월 정상회의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개최하는 등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나토가 발트 3국을 반드시 방어할 것이란 결의를 내비치기도 했다.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전쟁 발발 후 국제사회에서 러시아 비판, 그리고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서 ‘북유럽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었다. “러시아가 일단 우크라이나에서 성공하면 반드시 다른 이웃나라도 침공할 것”이라는 게 칼라스 총리의 지론이다. 그는 발트 3국 안보를 지키기 위해 본인이 직접 차기 나토 사무총장을 맡는 방안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정통한 소식통에 들었다”던 박지원…이재명 파기환송에 “예상외 판결”
- "(뉴진스) 계약은 장난이 아니다" 레전드 프로듀서의 일침
- ‘야구선수 출신’ 아빠 야구방망이에 온몸 멍든 채 숨진 11살
- “이것들 봐라? 한 달만 기다려라” 민주당 ‘보복’ 예고?…하루도 안 넘기고 심우정 총장 탄핵
- '도난 피해' 박나래, 결국 눈물 쏟았다…김지연 "한결같이 잘해준 유일한 분"
- 백종원 “이제 다 바꾸겠습니다”…50억 쏟아부은 이유
- 일부러 챙겨 먹었는데…1급 발암물질 검출된 건강식품 대명사
- “왜 죽었지” 오열하던 남편…신혼 아내 살해한 범인이었다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