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도 "이거야"…스펀지가 물먹듯, 탄소 먹는 판을 찾았다 [월드콘]
[편집자주] 전세계에서 활약 중인 '월드' 클래스 유니'콘', 혹은 예비 유니콘 기업들을 뽑아 알려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이런 게 있었나 싶은 기술, 이런 생각도 가능하구나 싶은 비전과 철학을 가진 해외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이중에서도 독자 여러분들이 듣도보도 못했을 기업들을 발굴해 격주로 소개합니다.
석회암 가열은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한 전기로 이뤄진다. 화석연료를 이용할 경우 오히려 환경오염이 될 수 있기 때문. 트레이시 공장의 전력공급은 캘리포니아 최대 전력업체로 꼽히는 PG&E가 맡았다. 제니퍼 그랜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트레이시 공장 개공식에서 리본을 커팅하며 "산업혁명 이후 우리는 대기를 탄소로 오염시켜왔다. 정화하는 방법은 이것뿐"이라고 연설했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에어룸(Heirloom)은 26세 노아 맥퀸, 30세 샤샨크 사말라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아이비리그 출신인 노아 맥퀸은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맥퀸은 지난해 8월 시냅스 인터뷰에서 "평소 좋아하던 수학과 과학을 이용해 사회를 바꾸고 싶었다"며 "바이오의약 분야에서 의약품 개발을 할까 했지만 제니퍼 윌콕스 교수를 만난 이후 탄소 포집 기술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윌콕스 교수는 탄소 포집 분야의 선구자로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화석연료·탄소감축 수석 부차관보로 재직 중이다.
기술을 구현하는 것은 공동창업자 사말라가 맡았다. 트레이시에 설치된 에어룸 공장은 중요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돼 있다. 로봇 팔이 이산화탄소 포집이 끝난 석회암 판을 꺼내 가마로 옮기고, 이산화탄소 추출이 끝난 판을 다시 탑에 올려놓는다.
인도 출신인 사말라는 20세의 나이로 인공위성, 로봇, 로켓 등 첨단장비에 필요한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스타트업 템포를 창업한 경험이 있다. 템포는 미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퍼서비어런스 제작에도 참여했다. 사말라는 2021년 클린테크니카 인터뷰에서 "어느 순간 그저 도구를 만들고 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기후변화의 최대 피해자는 최약자들이다. 이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말라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업들이 자라나려면 값이 비싸더라도 구매에 나서는 기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어룸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단가를 이산화탄소 1톤당 50달러(6만5000원)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에어룸은 지난 8월 클라임웍스, 베텔르 등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기업과 함께 미국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프로젝트 사이프러스' 사업을 따냈다. 루이지애나 해안에 매년 200만 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그 다음달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지난달에는 탄소 제거 기술 지원 펀드 프론티어와 계약이 성사됐다. MS 건은 에어룸이 향후 수년에 걸쳐 31만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주는 조건이다. 프론티어 건은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2만6900톤을 제거하는 조건으로 계약 규모는 2660만 달러로 알려졌다.
브라이언 마스 MS 에너지 및 탄소 담당 수석 이사는 "에어룸의 기술과 사업계획에 따라 규모를 빠르게 확장할 수 있다면 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정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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