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해요, 위치 추적 좀" 자승 119 첫 신고, 서울 논현동서 걸려왔다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이 사망한 경기 안성시 칠정사 화재의 최초 119 신고가 서울 논현동에서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신고자는 "스승의 것"이라면서 휴대폰 번호를 제공하고 위치 추적을 요청했다.
1일 소방청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29일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119종합상황실에 첫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6시 49분이다.
신고자는 통화가 연결되자 "서울 논현동에서 전화드린다"며 "안성에서 119 요청하는 분이 계시냐"고 물었다. 이어 "칠장사 인근, 칠장사에 혹시 위급한"이라며 "위치 추적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119 접수자는 "자승 스님의 연락처를 알고 있느냐"며 "신고 들어온 것이 없다. 누구시냐"라고 물었다. 이에 신고자는 "이 분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느냐"며 "그분은 저의 스승"이라고 답했다.
119 접수자가 "직계 가족이 아니라면 119에서 위치 추적이 안 된다. 경찰로 문의해야 한다"고 안내하자 신고자는 "출동은 했느냐. 자세히는 모른다. 위급한 것 같다. 칠장사 쪽에 화재가 있어서"라고 말했다.
첫 신고 이후 칠장사 화재 관련 신고는 두 건 더 이어졌다. 자신을 절 내 종무소에 있다고 말한 두 번째 신고자는 오후 6시 50분경 "불이 빨갛게 보인다"며 "절 내에 4명밖에 없다"고 전했다.
같은 시각 119에 신고 전화를 건 세 번째 신고자의 녹취록에도 "화재가 났다. 목조 건물인데 위험하다"며 "(건물 안에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빨리 와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조계종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지난 29일 칠장사 요사채(승려 거처)에서 발생한 화재로 입적했다. 자승스님의 거처에서는 유언서 여러 장이 발견됐다고 한다.
이날 조계종이 공개한 자승 스님 유서 중 일부에 따르면 그는 유언장에 "총무원장 스님께, 끝까지 함께 못해 죄송합니다. 종단의 미래를 잘 챙겨주십시오", "우리 종단은 수행종단인데 제가 여러 소임을 살면서 수행을 소홀히 한 점을 반성합니다"라고 적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53세 나이 잊은 김혜수…그녀가 청룡서 드레스 거꾸로 입은 사연 | 중앙일보
- 회사 물려받을 아들 숨지자, 70대 사장에 온 260억 폭탄 | 중앙일보
- "내 연차 쓰고 체육대회 참석하라고요?"…공무원들 뿔난 사연 | 중앙일보
- 천궁 3차 시험 앞둔 어느 날, 어민이 건져온 놀라운 잔해 | 중앙일보
- 부동산 800억 현금으로 샀다…당신네들, 직업이 뭡니까? | 중앙일보
- 열차서 삼겹살 파티·술판 벌였다…코레일 상상초월 진상객들 | 중앙일보
- 낮엔 바다 보며 일하고, 밤엔 낚시 즐긴다…현실 된 '직장인 로망' | 중앙일보
- 매달 우크라 드론 1만대 잃는다…러 '보이지 않는 무기' 정체 [이철재의 밀담] | 중앙일보
- 최서원·전두환 때 안된다더니…"재판 생중계 추진" 법원이 변했다 | 중앙일보
- '소고기 뜯어먹는 쥐' 찍혔다…"역겨워 죽겠다" 중국 훠궈식당 발칵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