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산 엑스포 불발···“문재인 정부 늦장 대응” 탓
국민의힘은 29일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이번 유치전에서 체득한 외교적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을 해나가는 데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성과를 강조했다. 또 실패의 원인이 문재인 정부의 늑장대응에 있다며 전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엑스포 개최지가 발표된 직후인 이날 오전 논평을 내고 “82개 나라 정상에게 직접 엑스포 부산 유치를 홍보한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기업·국민이 혼연일체로 뛰었던 그 땀과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 기업과 모든 국민이 원팀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민관이 일심동체가 되었던 이번 유치 활동은 대한민국의 힘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는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문재인 정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119대 29’ 참패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부산·경남(PK) 지역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전 정부 탓으로 책임론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유치전에서 체득한 외교적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을 해나가는 데에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면서도 “뒤늦게 유치전에 뛰어들며 처음부터 불리한 여건으로 시작했다”며 전임 정부의 늑장 대응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지난 27일에도 “안타깝게도 문(재인) 정부의 무관심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비해 늦게 출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개최지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엑스포 유치를 국가사업으로 정하고도 사우디보다 1년 늦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야 본격적인 유치전에 나선 게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의 5선 의원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NS에 “2018년 4월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타당성 심사를 통과 후 2019년 5월 국무회의 의결로 국가사업 확정까지 1년, 국가사업화 이후 2022년 7월 국무총리 산하 유치위원회가 만들어지기까지 3년이 걸렸다”며 “도합 4년 동안 문재인 정부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사우디는 전 세계를 상대로 유치전을 펼쳐 온 결과라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썼다.
국민의힘은 동시에 부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당장 김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부산 지역구 여당 의원들을 면담하고 엑스포 유치 실패 후속 조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지도부 차원에서 부산 지역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지역구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에 유치는 실패했지만 부산 북항 지역 그러니까 엑스포 유치가 예상되었던 지역의 개발에 대해서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오히려 더 제대로 개발이 될 수 있게 지원을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은 SNS에 “실패에 굴하지 않고 2035년을 위해 다시 한번 힘을 모아주시길 당부드린다”며 2035년에 열리는 다음 엑스포에 재도전해야 한다고 썼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SNS에 “아쉬움이 남지만 개최가 확정된 2030 리야드 엑스포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원해 주는 메시지가 주가 될 때 다음 개최지 선정 때는 사우디와 사우디를 지지했던 국가들이 우리의 우군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큰 표 차이를 두고 사전 분석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산 중구·영도구의 황보승희 무소속 의원은 이날 SNS에 “너무 충격적인 표차라서 할 말을 잃었다”며 “득표 분석에 오류가 많았다. 철저한 원인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썼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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