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광장] 한국은 남 걱정할 때가 아니다
미중이 전쟁하면서 편가르기를 하는 와중에 한국은 주요 7개국(G7) 회담에 내리 네번 초청받으면서 이젠 G7의 맨 끝자리에 올라가야 할 때라는 주장이 넘쳐났던 적이 있다. 그러나 호랑이가죽 쓰고 풀 뜯어먹으면 의미 없다.
한국은 2011년 이후 내리 13년째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고 세계 평균을 밑도는 성장에 머무르고 있다.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경제가 성숙기에 들어선 G7보다 낮은 성장을 할 가능성이 높고 일본에도 뒤처질 판이다. 본질이 바뀌지 않는 한 겉모습은 화려하지만 내실이 빈약함은 언젠가 드러나게 되어 있다. 양의 몸에 호랑이 가죽을 걸치는 양질호피(羊質虎皮)일 뿐이다.
인구가 감소하고 외국인 투자가마저도 떠나는 한국, 더 이상 경제성장에서 자본·노동의 기여가 먹히지 않는다.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경제시스템에서 생산성 향상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 금융, 연금, 공공의 개혁과 신기술에 올인해도 모자랄 판인데 정당 간의 자리싸움으로 점철된 정치적 순환 사이클을 타려는 정책만 난무한다.
추워지는 날씨에도 노동은 도심과 지하철에서 시위하고 있다. 금융은 기업의 경쟁력을 올려야 돈이 모이는데 기업은 경기하강에 비명이고 60%대의 상속세에 창업자가 기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외국인과 큰손은 떠나는데 개미들의 표심 사기에 급급한 정책만 내놓고 있다. 인기 없는 연금이나 공공개혁은 입으로만 하고 액션이 없다.
기술전쟁 시대에 빈대 잡다 초가집 태운다. 불합리한 연구개발비의 사용은 제대로 된 제도를 만들어 막으면 되고 부정한 사용은 일벌백계로 본때를 보이면 되는 것이지 일부 연구개발비를 탐하는 부정한 무리들이 밉다고 연구개발 예산을 줄이는 것은 악수다.
그간 개와 고양이처럼 으르렁거리던 미중이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미중이 만나는 이유는 실리다. 선거 앞두고 '표심'을 잃은 바이든과 외국 투자가가 떠나서 고민인 '돈심'을 잃은 시진핑은 서로가 필요하기 때문에. 전술적인 데탕트를 선언하자는 것뿐이다.
미국은 반도체,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빼고는 서로 협력하자는 모양새지만 중국은 지지율 하락에 고전하는 바이든 정부의 패를 읽고 밀당 중이다. 중국은 미국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우방국을 규합해 반중동맹 만들지 말고 대만 문제 언급하지 말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피'보다 진한 것은 '돈'이다. 한국은 '안미경중(安美經中)' 끝났다고 하지만 한국보다 먼저 안미경중 끝났다던 호주는 미국으로부터 핵잠수함 기술 받고 나자 바로 중국과 경제협력이다. 군사적 실리 챙기고 나서 다시 안미경중이다. 한국은 '호주판 안미경중'을 벤치마크할 필요가 있다.
허약해진 한국 경제, 자강(自强) 없는 동맹은 허구이고 동맹은 만능이 아니다. 지금 중국은 반도체만 빼고 모두 한국보다 잘하는 무서운 나라로 변신했다. 그러나 미중의 기술패권 쟁탈전에는 인공지능(AI)이 있고, AI 전쟁의 중심에 한국이 서 있다. AI는 한국산 광대역메모리(HBM)가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다.
실리는 모든 외교의 중심이다. 지금 반도체를 뺀 디리스킹은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 필요하고, 숨어서 실력을 길러 결정적인 순간에 이기는 도광양회는 중국이 아니라 한국에 필요하다. 그러나 작은 나라가 1, 2위 하는 나라에 큰소리 치면 다친다. 미국도 중국도 한국이 없으면 안 되는 것에 레버리지 걸어 실리와 국익을 최대화해야 한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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