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사우디 텃밭 아프리카 껴안기 …'엑스포 역전극' 막판 스퍼트

박인혜 기자(inhyeplove@mk.co.kr), 박윤균 기자(gyun@mk.co.kr) 2023. 9.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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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서 부산엑스포 유치 올인
가나 정상과 부부 오찬선
디저트 '가나초콜릿' 준비
오일머니 영향권 남미 포함
개발도상국 '1표' 집중공략
유엔서 40여개국 광폭 외교
"해외진출·일자리 확대 계기"
김건희여사, 파전·갈비 등
부산 음식문화 알리며 지원
韓-가나 정상 오찬 윤석열 대통령(오른쪽 넷째)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나나 아도 당콰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왼쪽 셋째) 내외와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제78차 유엔총회를 계기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부통령을 시작으로 모나코, 레소토, 수리남, 벨리즈,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대표와 양자회담을 했다. 전날 스리랑카 등 9개국과 면담한 데 이어 불과 이틀 만에 17개국의 정상급 인사를 직접 만나 '엑스포 유치 외교'를 펼친 셈이다.

특히 면담한 국가 중에는 부산의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 영향력이 큰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가 9곳이나 포함됐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동등하게 '1표'를 갖고 있는 개발도상국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도 영향력이 큰 가나 대통령과는 부부가 오찬을 하며 각별한 지지를 당부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서 준비한 디저트에 '가나 초콜릿'으로 '부산은 모든 것을 가졌다(Busan has everything)'라는 문구를 장식하는 등 작은 부분에도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단순히 부산을 지지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넘어 이들이 부산을 지지했을 때 효과, 한국과 추가 협력 가능성 등을 시사하며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선 것도 특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대통령은 부산 세계박람회가 가장 경쟁력 있는 소통과 홍보,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 국가별로 상호 윈윈할 수 있는 맞춤형 투자·일자리를 창출하며 미래 세대 인재 양성에 도움이 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는 만능 플랫폼이 될 것임을 상대국에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양자회담이 엑스포 유치전 이상의 의미가 있다면서 "윤 대통령은 유엔총회를 계기로 개최되는 다수의 정상회담을 우리 국민과 기업이 뛸 수 있는 운동장, 즉 시장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국민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윤 대통령이 만난 국가들은 한국과 교류가 적어 생소해 보이지만 협력 가능성은 오히려 크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 수석은 "이번에 윤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하는 국가들의 시장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에 가까운 수준이지만 우리 수출에서의 비중은 3% 정도에 불과하다"면서 "현 단계에서는 아직 절대 규모가 크지 않지만 우리 수출이 이들 국가의 시장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이제 성장을 시작하는 개도국이 대부분인 점을 감안하면 신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를 계기로 40여 개국 정상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193개 유엔 회원국의 20% 이상을 한꺼번에 만난다는 자체가 외교의 폭을 넓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대상인 국가를 집중적으로 골라 만났는데 장기적으로 해외 진출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최 수석은 "영국 해외개발연구소(ODI)의 연구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영국은 59억달러 규모 무상 원조를 통해 일자리 1만2000여 개가 창출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면서 "정부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과 일자리 창출로 연계될 가능성이 큰 산업과 에너지 ODA를 집중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한편 프로젝트 규모도 점차 대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뿐만 아니라 배우자 김건희 여사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김 여사는 같은 날 '한가위 인 뉴욕(Hangawi in New York)' 행사에 참석해 갈비·해물파전·떡볶이 등 부산의 특색을 보여주는 음식을 외신 기자들에게 직접 소개하며 부산엑스포 유치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미국 뉴욕 맨해튼의 삼성 837에서 개최된 한가위 인 뉴욕 행사에서 미국, 스웨덴,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가의 기자들을 향해 "해양도시 부산은 한국 경제의 탯줄이었고, 우리 경제의 어머니와 같은 도시"라며 부산이 한국의 압축적인 고도성장을 이끈 주역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렇게 한국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자동차, 반도체, 디지털 등 각종 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키웠다"며 "우리의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눔으로써 우리가 어려울 때 받은 도움을 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여사는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직접 디자인에 참여한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등 문구가 새겨진 열쇠고리를 기념품으로 선물하면서 부산의 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뉴욕 박인혜 기자 / 서울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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