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의 진리를 알던 가비 같은 댄서 이번엔 없나요?('스우파2')

박생강 칼럼니스트 2023. 9. 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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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매운맛·화려한 캐스팅 ‘스우파2’에 아쉬운 한 가지

[엔터미디어=소설가 박생강의 옆구리tv] 그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창대했던 Mnet 예능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시즌2가 돌아왔다. 중간에 <스맨파>가 있긴 했지만 아무래도 대중들의 관심이 더 쏟아지는 건 <스우파>다. 걸그룹 댄스부터 힙합까지 넘나드는 여성 댄서들의 파워풀한 춤을 보는 것만으로 어느새 우리의 심장박동은 그루브를 탄다.

거기에 <스우파> 특유의 드라마틱한 감정싸움들 역시 이 경연의 묘미다. 각 크루 간의 미묘한 신경전들만이 아니다. 이 세계가 좁아서인지 과거 친구와 스승의 관계였던 댄서들이 다른 크루에 참여해 경쟁자로 나서며 지난 상처를 드러내는 순간들이 그렇다. 물론 <스우파> 후반부가 그랬듯 결국에는 모두가 경쟁자인 동시에 팬으로 함께 가는 훈훈한 재미도 있었다.

그런데 <스우파> 시즌1이 좀 순한 맛이었다면 <스우파> 시즌2는 처음부터 대놓고 매운맛을 보여준다. 일단 많은 방송 출연으로 국내 여성 안무가로 대중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리아킴의 크루 원밀리언이 출연했다. 거기에 리아킴과 함께 원밀리언의 중심이었던 미나명의 크루 딥앤댑이 대립각을 세운다. 아마 <스우파2>의 제작진은 이들의 대립각을 통해 '나쁜' 시청률을 올릴 기획이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힙합으로 무장한 오랜 전통의 레이디바운스나 배틀 댄스의 최강자인 울플러도 참가했다. 두 명의 강렬한 왁킹 댄서를 대동한 마네퀸도 있다. 대놓고 '으르렁'거리는 기싸움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조합인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스우파2>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이 우선 호감을 가지고 지켜보는 출연자들은 기싸움과는 거리가 먼 이들이다. 일단 가장 화제의 중심은 배구선수 김연경을 닮은 외모와 트렌디한 안무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베베의 바다다. 바다는 어쩌면 출연진들 중에서 가장 조용한 인물 중 하나다. 하지만 <스우파2>는 이 조용하지만 생각이 깊어 보이는 댄서가 어떻게 험한 파이터 정글에서 살아남는지를 보는 재미가 있다.

한편 <스우파> 시즌1이 애초엔 Mnet의 기대작이 아니었던 만큼 뭔가 소박하게 시작했다면, <스우파2>는 차원이 다른 화려함을 보여준다. 미국에서 찾아온 잼 리퍼블릭과 일본의 댄스 크루 츠바킬이 참여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들의 댄스는 한국 댄서들과는 다른 매력이 있다. 츠바킬이 섬세하고 유연한 춤선을 보여준다면 잼 리퍼블릭은 부드럽고 파워풀한 그루브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준다.

그리고 잼 리퍼블릭의 커스틴은 <스우파2>에서 현재 각광받는 댄서다. 물론 이미 스우파에 출연하기 전부터 그녀는 댄서계의 월드스타였다. <스우파2>에서도 커스틴은 매 미션마다 시청자들을 감탄시키는 무대를 보여준다. 거기에 또 하나, 그녀가 배틀이 끝난 뒤에 승패에 관계없이 스위트하게 상대와 악수하며 보여주는 애티튜드는 굉장히 매력이 있다. 그 여유 있는 프로페셔널의 태도는 시청자들이 <스우파2>에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그런데 <스우파2>에서 바다와 커스틴의 매력은 시청자의 눈이 높아진 덕도 있다. 이미 <스우파1>을 함께 달리면서 시청자들은 여성 댄서들의 춤을 보는 눈이 높아졌다. 그렇기에 어쩌면 그런 시청자들의 판단에 가장 만족스러운 댄서가 바다와 커스틴인 것이다.

이처럼 <스우파2>는 매운맛의 배경에 조용하고 스위트하지만 실력자인 댄서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다시 화제를 몰고 오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시즌1 라치카의 가비처럼 개성 넘치는 존재감과 말발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출연자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비는 배틀이 아닌 쇼가 무엇인지 잘 아는 출연자였고, 그녀 덕에 <스우파1>은 종종 예능의 재미가 살아나곤 했다. <스우파2>는 많은 점들이 만족스럽다. 하지만 가비처럼 쇼의 진리를 아는 유쾌하고 열정적인 캐릭터가 눈에 보이지 않아 다소 심심한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칼럼니스트 박생강 pillgoo9@gmail.com

[사진=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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