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몰라서 4년간 보관했어요" 교사가 받은 문자 봤더니‥'경악'
자신이 명문대를 나왔다며 교사에게 '교육 수준'을 따지는 등 막말을 퍼부은 한 학부모의 음성.
[학부모] "당신 어디까지 배웠어요 지금? (내가) 카이스트 경영대학 나와가지고 MBA까지 그렇게 우리가 그렇게 했는데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들이 문제아냐고. 계속 이딴 식으로 해도 되는 거예요 정말?"
4년 만에 녹취록을 폭로한 유치원 교사 A씨는"이게 다가 아니"라며 당시 해당 학부모와 주고받았던 문자 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했습니다.
휴대폰 화면을 가득 채운 학부모 B씨의 문자는 시도 때도 없었습니다.
[A씨/유치원 교사] "아침저녁 대중없이 계속 그랬어요. 처음에는 이제 안 받아줬죠. 안 받아줬는데 안 받아줘도 그다음 날 또 해요. 안 받아줘도 그 다음 날 또 하고 안 받으면 또 교무실에 전화해서 선생님 전화 달라고."
하루에만 28건의 문자가 쏟아진 날도 있었습니다.
아이가 하원 후 태권도 학원에 다니기 시작할 거라는 학부모.
일주일에 2번 이상 방과후과정을 빠지면 수업일수가 모자라 학비지원금이 지원되지 않고 수익자부담금이 발생한다는 교사의 안내에 처음에는 괜찮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내 학비지원금 수령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스스로 판단하더니 대뜸 아이가 7세에 영재교육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다음에 사회에 멋진 구성원이 될 아이를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말합니다.
교사는 눈물 이모티콘과 함께 수익자부담에 대해 한 번 더 안내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엔 법리규정을 논하는 학부모.
어른이 된 교사나 학부모의 일은 그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좋다, 애꿎은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면서 갑자기 우리 아이가 지난 여름방학식날 선생님께 상처를 받았다며 친구를 때리지도 않은 걸 때렸다고 했다, 선생님께 등짝을 맞고 왔다고 속상해 한다고 주장합니다.
엄마에 대해 교사가 안 좋은 말을 해왔다며 이 문제들을 공론화시키고 교원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는 으름장도 놓습니다.
교사는 즉각 그런 일이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는 발뺌하면 안 된다, 오해살만한 이야기를 조심해달라더니 오늘 스케줄로 바쁘다며 대화를 마무리합니다.
[A씨/유치원 교사] "그걸 얘기한 게 9월 정도였을 거예요. 근데 5월 정도에 제가 아이를 때렸다고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그런 일이 없다. 제가 아이를 왜 때리냐' 그래서 아니 '정 그러시면은 신고를 하셔라 고소를 하셔라' 그랬어요. 고소를 안 하는 거예요. 아동학대 고소를 안 하는 거예요. 그냥 저를 몰아세우다가 안 되겠으니까 이제 또 다른 걸로 트집을 잡는 거죠."
해당 학부모에게 1년 내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교사 A씨는 당시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습니다.
[A씨/유치원 교사] "이게 자꾸 밤이 돼서 그냥 고요해지면 그 생각이 계속 올라오고 가서 내가 죽든 네가 죽든 한번 해볼까 약간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런데 그럴 수도 없는 거예요. 저는 가족이 있고 지켜야 되는 애가 있으니까."
A씨는 혹시나 수년 뒤에라도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것에 대비해 그동안 녹취록과 문자 메시지를 보관해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으로 교권 보호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자신도 용기를 냈다고 말합니다.
[A씨/유치원 교사] "유치원도 그렇고 학교도 그렇고 이런 사람을 거부할 권리가 없고 거부할 권리가 없어요. 교사 개인이 다 책임을 져야 되는 거예요. 그냥 책임만 지면 끝나는 게 아니라 그다음에 그다음 사람 그다음에 다음 사람 계속 이 피해자가 계속 생기고 가해자는 더 활개를 치고 다니고…"
이지수F 기자(jisu@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2023/society/article/6513709_361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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