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잼버리에 외국 부모들 항의…“한국 전체의 부끄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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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참가자 부모가 "더위, 식사, 화장실, 샤워실 등 문제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ㄱ씨는 "아이가 첫날에 자외선을 많이 받아서 열이 많이 오르고 구토를 하고 오한이 있다고 했다"며 "더위가 가장 힘들고 두 번째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에 정보가 없고 세 번째는 큰 잡초들, 그 다음에 먹을 거, 음료수, 화장실, 샤워실 이게 다 문제고 너무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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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 참가자 부모가 “더위, 식사, 화장실, 샤워실 등 문제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외국인 참가자 부모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주최 쪽에 항의를 이어가고 있다
중학생 자녀가 행사장에서 야영 중이라는 ㄱ씨는 3일 오전 문화방송(MBC) 라디오 프로그램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이렇게 말했다. ㄱ씨는 “아이가 첫날에 자외선을 많이 받아서 열이 많이 오르고 구토를 하고 오한이 있다고 했다”며 “더위가 가장 힘들고 두 번째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에 정보가 없고 세 번째는 큰 잡초들, 그 다음에 먹을 거, 음료수, 화장실, 샤워실 이게 다 문제고 너무 힘들다고 했다”고 말했다.
ㄱ씨는 “샤워시설이 천막으로 되어 있는데 옆에서 (내부가) 다 보인다고 한다. 화장실도 일부는 남녀공통(공용)이고 청소를 안 해서 더럽다고 한다”며 “문제가 아닌 것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직무유기”라고 했다.
세계잼버리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스카우트연맹의 합동 야영대회다. 이번 대회는 158개국에서 온 14~17살 청소년 4만3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전북 부안군 새만금 간척지에서 1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ㄱ씨는 전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개영식에서도 폭염에 지친 참가자들이 배려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ㄱ씨는 “전날 낮 체감온도가 40도였다. 아이한테 들은 바로는 참가자들이 완전 지쳐있었다고 한다”며 “어떤 애들은 탈수로 병원에 갔다 오기도 했는데 행사에서 가장 쇼킹했던 건 (그런 아이들에게) 내외빈 입장하는데 모두 일어나달라, 큰 박수 부탁(하는 것을 보고) 진짜 뒤로 넘어가는 줄 알았다. 너무 화가 나고 이해가 안 됐다”고 말했다.
이날 조직위원회, 전라북도, 전북경찰청, 전북소방본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전날 개영식에서 139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108명이 온열질환으로 분류됐다. 앞서 조직위원회는 전날 오후 브리핑에서 “1일 개막 이후 행사장에서 807명이 두통 등을 호소했고, 이 중 400명이 온열질환자로 확인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ㄱ씨는 “사고가 터지고 문제를 분석할 게 아니라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전기를 통해서 시원한 물하고 환경이 제공돼야 한다. 텐트에 선풍기라도 돌렸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외국인 참가자 부모들도 행사 공식 페이스북에 주최 쪽의 준비 부족 등을 지적하는 댓글을 잇달아 달고 있다. 아들을 보낸 한 어머니(크리스틴 윈두)는 “아들의 부대는 늦게 도착해 학교 체육관에서 첫날 밤을 보냈다. 캠프장도, 텐트도, 장비도 없어 이틀째 밤은 땅에서 보냈다. 지금은 기분이 좋은 것 같지만 악몽으로 변해가는 아들의 꿈에 가슴이 아프다. 주최 쪽이 준비돼 있지 않아 너무 슬프다”고 적었다.
딸을 보낸 한 아버지(리카르도 비스카)는 “잼버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딸이 그곳에 있는데 완전히 무질서하고, 더위도 심하고, 음식도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호주와 영국에서 온 사람들이 텐트를 칠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물과 진흙으로 가득 차 주먹다짐을 벌였다고 한다. 물도 부족하고 너무 덥다고 한다. 제발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항의했다. 참가자로 보이는 또 다른 누리꾼(안나 두바니에비치)도 “한국 전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전날 개영식에서 연설을 한 세계적인 모험가이자 방송인인 베어 그릴스의 에스엔에스에도 외국인 참가자 부모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딸을 보냈다는 한 부모는 “딸이 말하기를, 야영 장소는 물에 잠겼고, 제대로 된 샤워시설도 없으며 식사도 제때 제공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번 잼버리는 주최 쪽에서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르며 정말 형편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내 누리꾼들은 약 10분간 연설을 하며 땀을 흘리는 베어 그릴스의 영상 갈무리를 공유하며 “오지생존 끝판왕인 베어 그릴스도 이 모양인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냐”고 꼬집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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