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무려 40,000,000,000,000,000원...석달전 경고대로 미국에 폭탄
옐런 재무장관 “피치, 시대착오적 조치”
◆ 美 신용등급 강등 ◆
같은달 31일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며 미국이 디폴트 위험에서 벗어났지만 피치는 석 달 뒤 신용등급 강등을 강행했다. 미국의 재정 악화와 국가 채무부담 증가, 거버넌스 약화 등이 주된 이유다. 지난 6월 미 의회가 2025년 1월까지 부채 한도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피치는 보고서에 “지난 20년간 부채 한도 문제를 두고 정치적으로 대치하다 막판에 합의하는 일이 반복되며 거버넌스가 약화됐다”면서 “미 정부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중기 재정 체계가 부족하고 예산 편성 과정이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요인들은 여러 경제 충격, 감세, 새로운 재정지출과 함께 지난 10년간 부채 증가에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것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011년 AAA에서 AA+로 내린 이후 12년 만이다. S&P 역시 당시 국가부채 상한 증액에 대한 정치권 협상 난항 등을 강등 배경으로 지목했다. 이 조치로 당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12년만에 다시 한번 ‘굴욕’을 맛본 백악관은 강력 반발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피치의 강등 조치 직후 성명을 내고 “피치가 적용한 평가모델은 트럼프 행정부 때 하락했다가 바이든 행정부 들어 개선됐다”며 “세계 주요국 중 미국이 가장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이 시점에서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것은 현실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도 이날 피치의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자의적이며 오래된 데이터를 토대로 한 것”이라면서 “미 국채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유동자산이며 미국 경제의 기초는 튼튼하다”고 말했다. 이어 “피치의 결정은 미국인, 투자자 그리고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는 이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피치의 기습적인 강등은 미국 학계에서도 논란을 사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 1년 동안 가장 큰 경제 뉴스는 미국이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BBC는 전했다.
알렉 필립스 골드만삭스 수석 미국 정치경제학자는 BBC에 “이번 등급 강등은 주로 거버넌스 및 중기 재정 문제를 반영하지만 새로운 재정 정보는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등급 변경에 따라 국채를 강제로 매도해야 할 주요 보유자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 이번 조치가 금융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이날 피치의 결정에 대해 “완전히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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