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예산 삭감 후폭풍…尹 "안타깝다" 野 "책임 떠넘기기"

김다영, 심정보 2022. 12. 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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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안보 위기가 커진 가운데 국회가 삭감한 무인기 예산을 놓고 정치권이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북한의 무인기 기습 도발 대응을 언급하며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준다”며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26일) 사건을 계기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 최첨단으로 드론을 스텔스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2023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특히, 윤 대통령은 “안타까운 것은 이런 군용 무인기 도발에 대한 내년도 대응 전력 예산이 국회에서 50%나 삭감이 됐다”며 “새해 국회를 다시 설득해서 이런 전력 예산을 증액해서 국민들이 불안해하지 않으시도록 예산과 전력을 확충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이같은 발언을 하며 구체적 예산 항목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회가 지난 24일 새해 예산안을 처리하면서 무인기 관련 예산 260억원을 삭감한 걸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27일 오전 당초 방위사업청이 304억2200만원 투입하려던 ‘해안정찰용 무인항공기’ 예산이 120억원 삭감되고, 당초 141억1000만원을 편성했던 ‘근거리 정찰드론’ 도입 예산이 140억2200만원이 삭감돼 8800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27일자 본지 5면 ‘북한 무인기 활개치는데…국회는 드론 국방예산 260억 삭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방위원들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북한 무인기 및 윤석열 대통령 발언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배, 설훈 의원. 장진영 기자


윤 대통령이 무인기 예산을 삭감한 국회를 사실상 직격하자 더불어민주당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민주당 국방위원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안전과 안위는 뒷전인 채 책임 떠넘기기와 변명 일색 뿐”이라며 “국회에서 예산이 삭감된 것은 사업 추진 과정에 따른 것이고, 여야가 합의하고 윤석열 정부의 방사청도 동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사업 추진이 연기되면서 올해 예산이 내년으로 이월되었기에 자연스럽게 추진 과정상 내년도에 집행할 수 없는 예산을 감액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정부의 대통령이냐”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조금 다른 설명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국방위 관계자는 “해안정찰용 무인항공기 사업은 감사원 감사에서 (무인항공기) 업체의 생산 능력 등을 고려해 예산 감액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국방위에서 55억8000만원을 감액했다”며 “하지만 예결위에서 국방위 수준을 뛰어넘어 대폭 삭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북한의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휘젓자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데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합참은 그러면서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고,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그리고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하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능력을 강화하겠다”며 “비물리적으로 전파 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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