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현실로, FA 포수 4명 전원 새 팀에서 새출발
[유준상 기자]
남아있던 FA 포수 한 명의 행선지가 확정됐다. 박세혁이 NC 다이노스의 부름을 받았다.
NC는 24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포수 박세혁과 24일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세부조건은 계약기간 4년, 계약금 18억 원, 연봉 24억 원, 인센티브 4억 원으로 총액 46억 원 규모다.
▲ NC와 계약을 마친 포수 박세혁 |
ⓒ NC 다이노스 |
NC는 당초 FA 시장에 나온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잡겠다는 각오가 강했다. 4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친 주전 포수를 잡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거액을 투자하고서라도 전력 유출을 막겠다는 것이 NC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여러 구단이 영입 의사를 나타내며 양의지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여기에 전 소속팀이었던 두산 베어스의 경우 박정원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서 러브콜을 보내는 등 4년 만의 재회를 간절히 바랐다. 결국 4+2년 총액 152억 원에 두산과 양의지의 계약이 이뤄졌다.
하루아침에 주전 포수가 사라진 NC의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었다. 내부 자원만으로 메우기 어려운 공백이었다. 심지어 2021시즌까지 양의지를 받쳐주던 주전급 포수 김태군마저 지난해 말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이대로라면 2023시즌을 정상적으로 준비하는 게 불가능해 보였다.
결국 NC는 외부 FA 포수 영입, 트레이드 중에서 한 가지를 택해야 했다. 다만 FA 포수 4명 가운데 3명의 행선지가 이미 정해진 상태였다. 트레이드를 할 경우 또 다른 전력 손실이 불가피했다. 결국 NC는 주전 경험이 많은 박세혁을 잡아야 했다.
▲ (왼쪽부터) 유강남-박동원-양의지-박세혁 |
ⓒ 롯데, LG, 두산, NC 구단 |
지난 17일 FA 시장이 개장한 이후 19일 원종현(키움 히어로즈)의 1호 계약 이외네는 이렇다 할 소식이 전해지지 않았다. 시장이 개장하자마자 구단들의 눈치싸움이 시작됐을 뿐만 아니라 선수, 에이전트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먼저 불씨를 당긴 팀은 롯데 자이언츠였다. 안방 보강을 절실히 원했던 롯데는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일찌감치 포수 유강남, 내야수 노진혁 영입을 목표를 세우고 선수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결과적으로 원했던 선수를 모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롯데가 유강남과 가까워지는 사이 LG 트윈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허도환, 김기연에게 주전 자리를 맡길 수 없었던 LG는 박동원을 품었다. 계약 조건은 4년 총액 65억 원으로, 샐러리캡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선택이었다. 정점을 찍은 것은 두산이었다. 양의지에게 KBO리그 역대 FA 최고액(152억)을 안기며 전력 보강을 마쳤다. 영입이 확정되자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팬까지 구단의 모든 구성원들이 '잠실 안방마님'의 귀환을 반겼다.
박세혁을 끝으로 포수 FA 4인 영입전이 종료됐고, 이들에 대한 순수 영입 금액은 무려 343억 원에 달한다. 원소속팀이 받는 보상선수와 보상금까지 고려하면, 훨씬 그 규모는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서는 마냥 좋아할 수만도 없다. 내부 육성이 어려운 포지션인 포수에 공격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2022년 KBO리그의 현 주소다. '포수가 금값'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리그 발전을 위해 야구계 잔체가 반드시 생각해봐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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