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 직캠 어마어마하게 나오더니” 난리 난 카카오엔터, 무슨 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이돌(사진 장원영)에 대한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과정에서 불공정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출처 M2 유튜브 캡쳐]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아이돌 직캠 난리났던 ‘이 곳’…카카오가 운영하고 있었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소속 아이돌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행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구조’에 대해 엄격한 칼날을 예고한 만큼, 이번 사안이 간단치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대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아이돌의 직캠(직접 찍은 영상) 및 사진 등이 올라오는 페이스북 팬페이지 ‘아이돌 연구소’의 실소유주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 공정거래 위반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아이돌 연구소’는 구독자가 132만명에 달하던 최대 K팝·엔터테인먼트 콘텐츠 팬페이지다. 연예계에 대한 소식부터 각종 방송·화보·영상물 등이 다양하게 게재됐다. 게시물의 출처가 불명확해 저작권 침해 지적을 받아오던 해당 페이지는 개인 운영자가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돼 왔는데, 최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해당 페이지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인수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고, 대행사를 통해 운영했다.

아이돌 연구소의 바이럴마케팅 검색 결과. 소속 가수(왼쪽)에 대해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경쟁사 소속 가수에 대한 역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출처 네이트판]

그런데 ‘아이돌 연구소’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자사 소속 아이돌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며 경쟁사 소속 아이돌은 비방하는 ‘역바이럴’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스타쉽 소속 아이돌 아이브에 대해서는 ‘아이돌 연구소 – 벌써 대박난 아이브 신곡 첫날 초동 벌써 41만장 터짐’ 등 바이럴 홍보를 진행한 반면, 경쟁사 하이브 소속 아이돌 르세라핌에 대해선 ‘호불호 갈리는 르세라핌 김채원 바뀐 스타일링’을 게시하는 등 의도적으로 부정적 소문을 낸 것 아니냐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부당한 고객유인’ 사례에 해당하는지 중점을 두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당한 고객유인 행위는 사업자가 부당한 이익제공이나 위계, 거래방해 등의 방법으로 경쟁사의 고객을 유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표시광고법(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도 살펴볼 방침이다. 표시광고법 제3조에 따르면 사업자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의도적으로 바이럴 업체 인수를 속였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판교 카카오아지트. 이상섭 기자

카카오엔터는 ‘역바이럴’에 관한 의혹은 전면 부정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관계자는 “페이스북 페이지 ‘아이돌 연구소’는 음악 콘텐츠 게재를 위해 인수하고 대행사를 통해 운영해 왔다”며 “저작권 침해 등 문제가 된 사안을 인지한 즉시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고 페이지 전체를 폐쇄하는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작권 침해 등 페이지 운영에 신중을 기하지 못한 점, 면밀하게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면서도 “하지만 ‘역바이럴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h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