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는 반토막, 시가총액 1조원 무너진 아마존 [추적자 추기자]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2. 11. 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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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추석이라 할 수 있는 땡스기빙데이(추수감사절)가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때 유통업계는 무척 바빠집니다. 1년중 모든 물건의 가격이 가장 싼, 블랙프라이데이도 다가오기 때문인데요. 이제 한국에도 유명한 블프 세일이 코앞으로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유통 공룡 아마존의 눈물은 멈출줄 모르고 있습니다. 왜 좋은 날 앞두고 울상일까요?

아마존 로고 <연합뉴스>
회원제를 통한 무료배송, 밤12시에 시켰는데 3~4시간 뒤에도 오는 새벽배송, 손흥민이 출전하는 토트넘 경기에 NFL경기까지 틀어주는 콘텐츠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쿠팡. 국내 유통공룡쿠팡이 사실 벤치마킹한 기업이 있습니다.

사실상 동일한 서비스라고 해도 무방한 아마존이 그 주인공인데, 그 아마존이 진짜 지금 위기를 맞았습니다. 아마존 주가는 3일 종가 기준 89달러. 연중 최저가입니다. 새해 첫날 170달러로 거래를 시작한 아마존주가는 롤러코스터 방불케하는 무빙을 보여준 끝에 결국 47.59% 하락해 정말 반토막 났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아마존 올해 주가 추이(출처=구글
아마존에겐 올해 여러차례의 악재와 일부호재가 있었습니다. 우선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아마존은 큰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창사 이래 처음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인데요. 그 이유는 좀 당황스럽습니다.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기업 리비안 지분평가 손실이 무려 76억달러나 발생했기 때문인데요. 아니 세계1위 전자상거래 기업이 왜 전기차 기업에 투자하냐고 생각할 수 있을텐데 바로 추후 배달차량을 전부 전기차로 교체하려는 큰 계획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때부터도 화제를 모은 요인이기도 했는데,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기록한 143억달러의 순이익 중 리비안 주가상승으로 인한 부분이 118억달러나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행복 바이러스였던 리비안의 주가 상승이 불과 1분기만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본색을 드러내며 실적하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아마존의 우려를 키운 문제는 바로 노조결성 문제입니다. 현재 아마존의 직원수는 146만명. 월마트 다음으로 직원이 많은 아마존에게 노조결정은 큰 리스크로 평가받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무노조 원칙을 유지해온 아마존에게 올해 노조 문제가 본격화 됩니다. 뉴욕에 있는 한 물류창고에서 수년간의 분쟁끝에 첫 노조가 결성됐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회사에서 잘리는 직원이 늘어났고, 그로인해 줄어든 직원들의 업무부담이 늘어나는 등 노동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있던 상황에서 결국 노조결성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결과인데요. 아마존 뿐 아니라 스타벅스, 애플 등에서도 노조결성 움직임이 가속화되며 기업과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로 떠올랐습니다.

아마조 노조 결성 추진하는 JFK8 물류창고(연합뉴스)
물론 악재만 있었던건 아닙니다. 아마존은 올해 20대 1 액면분할을 하며 주가 상승을 위한 승부수를 띄우기도 했는데요. 통상 액면분할을 하면 1주당 가격이 크게 떨어져 소액 주주들의 참여가 활발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만큼 거래량이 늘어 주가 상승의 이유라 불립니다. 다만 액면분할은 시가총액이 1800억 달러까지 달했던 연초에 결정이 된거와 달리 실제 시행은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7월에 단행되며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액면분할 첫날 아마존 주가는 5% 안팎으로 오르며 투자자들을 흥분시켰지만 그 효과는 1주일도 채 가지 못했습니다.

1분기 리비안 손실로 인한 실적 충격파를 2분기에서는 어느정도 만회한 아마존. 그러나 최근 발표한 3분기 실적에서는 성장률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지난 달 28일 아마존의 3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3분기 매출은 1271억 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하는 호성적을 거뒀습니다. 특히 주요 시장인 북미시장 전자상거래 총매출은 788억 달러로 전년대비 20% 증가해 박수를 받았죠. 하지만 아마존의 캐시 카우인 클라우드서비스 AWS 매출이 기대치에 다소 못미친 27% 성장에 그치며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순익 역시 기대에 못미치는 성과를 내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켰죠. 아마존 경영진은 4분기 매출을 1400~148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8%가량 성장하는 것을 뜻합니다. 십수년간 매년 폭발적 성장을 해온 아마존의 초고속 성장이 끝났다고 투자자들이 말하는 이유인데요. 이로 인해 실적 발표 직후 아마존 주가는 12% 하락하며 충격파를 던져줬습니다.

그동안 빅테크 성장주로 불리며 혁신기업으로 성장해온 아마존, 과연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아마존은 올해 창사이래 처음으로 2번의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개최했습니다. 블랙프라이데이급 세일을 올해만 2차례 한건데요. 그만큼 매출부진과 실적악화에 대한 걱정이 컸다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제가 미국에 머물때도 많은 사람들이 이날,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기다렸습니다. 이걸 2번을 해서 좋다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굳이 2번이나 하는것이면 별로 메리트가 없지 않냐고 김이 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사실 유통업계의 고민은 아마존만의 것은 아닙니다. 가파른 물가상승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지출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인데요. 사람들이 물건을 사지 않으니 유통업체는 이를 버텨나갈 재간이 없어 보입니다. 세일폭을 늘려도, 세일을 여러번해도 도무지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해외직구족이 늘어나는 상황속에서 최근 무섭게 강해지는 강달러로 인해 해외 구매자 수요 역시 크게 줄어든 점 역시 아마존에겐 큰 타격이 되고 있는 듯 합니다.

결국 아마존도 매출을 늘리는 방법 대신 허리띠를 졸라매는 선택을 합니다. 기업들이 위기를 맞으면 항상 내리는 결단, 바로 신규채용 중단이나 정리해고인데, 아마존도 역시 어쩔수 없나 봅니다. 아마존은 4일, 결국 본사 기술직 신규채용을 중단했습니다. 아마존의 베스 갈레티 수석부사장이 이러한 방침을 담은 편지를 직원들에게 보냈습니다. 상황이 워낙 안좋다보니 일단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몇달간 상황을 본뒤 채용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단 것인데요. 아마존이 얼마나 상황이 다급한지 느껴지는 부분입니다.

아마존은 이번주 31개월만에 시가총액 1조달러에서 탈락했습니다. 3일 종가 기준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9910억 달러. 미국에서 시총 1조달러클럽에 가입했던 곳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 그리고 아마존이었는데요. 4인방 중 아마존이 가장 먼저 백기를 들었습니다. 투자자들은 지금이 혹시 진짜 저점매수 타이밍이냐고 묻고 있는데요. 사실 올해 수차례 이런 이야기가 나왔으나, 결국 오늘도 연중 최저점을 돌파해버린 아마존입니다. 아마존은 이제 미래 먹거리를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수많은 인수합병과 기업투자가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인데요. 위기의 아마존, 과연 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요?

추동훈 기자 (chu.newyo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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