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왕실 곁에 계속 있어 줘".. 찰스 3세의 다급한 구애

김태훈 2022. 9. 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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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로 구심점을 잃고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영연방의 마음을 붙잡고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영연방 회원국 중 영국 군주를 국가원수로 모시는 나라는 영국을 비롯해 총 15개국이다.

트뤼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찰스 3세 폐하와 버킹엄궁에서 만나 여왕 서거에 대한 애도의 말씀을 드렸다"며 "나를 포함해 캐나다인 다수는 영국 왕실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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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여왕 국장 참석 위해 런던 방문한
캐나다·호주·뉴질랜드 총리와 연쇄 접촉
"어머니, 항상 영연방 국가들 생각" 강조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로 구심점을 잃고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영연방의 마음을 붙잡고자 사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영연방 회원국 중 영국 군주를 국가원수로 모시는 나라는 영국을 비롯해 총 15개국이다. 여기서 카리브해나 태평양에 있는 작은 섬나라 등을 제외하면 캐나다·호주·뉴질랜드 3개국이 말 그대로 핵심이다. 자연히 찰스 3세의 노력도 이 3개국에 집중되고 있다.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왼쪽)가 17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만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찰스 3세는 17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그리고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잇따라 만나 속깊은 대화를 나눴다. 1948년생으로 올해 74세인 찰스 3세 입장에서 트뤼도(50), 아던(42) 총리는 각각 아들과 딸뻘이고 앨버니지(59) 총리도 거의 막내동생뻘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들의 손을 꼭 붙들고 “여왕께서 생전에 당신의 나라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른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윗사람’보다 ‘동지’에 더 가까워 보였다.

트뤼도 총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찰스 3세 폐하와 버킹엄궁에서 만나 여왕 서거에 대한 애도의 말씀을 드렸다”며 “나를 포함해 캐나다인 다수는 영국 왕실과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도 찰스 3세와의 회동 직후 SNS에 올린 글에서 “폐하에게 나 개인은 물론 우리 국민 전체의 애도를 전달했다”고 소개했다.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왼쪽)가 17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온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만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70년간 재위한 여왕의 서거, 그리고 21세기 들어 처음 치르는 국장(國葬)을 맞아 다들 말을 아끼고 있으나 영국 왕실을 대하는 캐나다·호주·뉴질랜드 3국의 태도엔 약간의 온도차가 있다. 일단 캐나다는 영국 왕실에 가장 충성스러운 나라로 꼽힌다. 엘리자베스 2세 역시 생전에 영국 이외 국가 중 캐나다를 가장 많이 방문했다. 2018년 4월 영연방 회의에서 엘리자베스 2세가 당시 왕세자이던 찰스 3세한테 영연방 수장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했을 때 가장 적극적으로 동조한 나라도 캐나다였다. 영국 노동당을 비롯해 일각에서 “영연방 회원국들이 돌아가며 수장을 배출하는 게 더 민주적”이란 반론이 제기됐으나, 트뤼도 총리가 앞장서 “여왕의 뜻을 따르는 게 순리”라며 분위기 형성을 주도했다.

찰스 3세가 영연방 수장을 맡음으로써 장차 그가 영국 왕위를 계승할 것이란 점이 확실해졌다. 이렇게 보면 트뤼도 총리는 오늘날의 찰스 3세 탄생에 결정적 기여를 한 ‘공신’인 셈이다. 캐나다에도 공화정을 주장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영국 군주를 국가원수로 삼는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그 목소리가 훨씬 적은 편이다.

영국 새 국왕 찰스 3세(왼쪽)가 17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국장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에 온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만나고 있다. 런던=AP연합뉴스
반면 영국에서 무척 멀리 떨어진 호주와 뉴질랜드는 공화정 전환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가시화하는 모습이다. 호주의 경우 지난 1999년 공화정으로의 전환을 묻는 헌법 개정안을 국민투표에 부쳐 찬성 45% 대 반대 54%로 부결됐다. 찬성 여론이 제법 높지만 영국 왕실을 부정할 정도는 아닌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서거 후 다시 국민투표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물음에 앨버니지 총리는 “지금은 여왕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해야 할 때”라며 “우리 정부의 첫 임기 동안에는 공화정으로의 전환을 묻는 국민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5월 취임한 앨버니지 총리의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뉴질랜드 역시 공화정에 대한 미련이 강하다. 아던 총리 본인도 “내 생애 안에 뉴질랜드는 공화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역시 반대 의견이 더 많다. 아던 총리도 “내가 (공화정 전환을) 직접 주도할 것 같지는 않다”는 말로 현 정부가 앞장서 강력히 추진할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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