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가사유상이 세 개?" 문화재 지정번호 사라지자 '혼란'

신정은 기자 2022. 9. 1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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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했습니다.

1호, 2호 같은 순서를 따지지 않겠다는 취지지만, 번호를 없애다 보니 이름이 똑같은 문화재가 생겨서 헷갈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지정번호가 삭제,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배현진/국회의원 : 전문가들조차도 (이름이) 동일한 문화유산을 어떻게 구별해야 될지 혼란을 겪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이 우리 문화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표준을 정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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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문화재 지정 번호를 폐지했습니다. 1호, 2호 같은 순서를 따지지 않겠다는 취지지만, 번호를 없애다 보니 이름이 똑같은 문화재가 생겨서 헷갈린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보 1호 숭례문은 이제 1호를 빼고 '국보 숭례문'으로 부릅니다.

지난해 11월 문화재청 고시에 의해 지정번호가 삭제, 폐지됐기 때문입니다.

문화재에 번호를 붙이는 건 일제 잔재라는 비판이 나온 데다 번호 순을 문화재의 가치 순으로 오해하는 걸 막자는 취지였습니다.

문제는 '동명이인'처럼 다른 문화재인데 이름이 같은 경우입니다.

SBS가 국보와 보물 2,664건 등록 명칭을 전수 분석했더니, 동일한 이름으로 등록된 사례가 국보 7건, 보물 79건이었습니다.

손가락을 뺨에 살포시 댄 채 깊은 생각에 빠진 모습의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같은 이름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나란히 놓인 국보 78호와 83호 두 점 외에도, 리움미술관에 놓인 국보 118호까지 총 세 점입니다.

관람객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김혜린/초등학교 교사 : 이런 문제를 사실 많이 겪고 있어요. 아이들이 관심이 많은데 검색했을 때 똑같은 이름의 문화재가 아주 많이 뜨니까 비슷한 이미지도 많고 아이들이 혼란을 겪는….]

해설사나 교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정한/전시해설사 : 왼쪽, 오른쪽 그렇게 쉽게 지칭할 때도 있고 6세기 것, 7세기 것 이렇게 지칭하는 경우도 있어서요.]

[이태호/명지대학교 석좌교수 : 없앤 게 가끔 보니까 저도 불편하더라고요. 유물을 검색하거나 조사하거나 할 때….]

문화재청은 내부적으로는 문화재 지정 연월로 구분하고 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 일반 국민들은 사실 번호를 갖고 할 일이 사실 별로 없으실 것 같고.]

[배현진/국회의원 : 전문가들조차도 (이름이) 동일한 문화유산을 어떻게 구별해야 될지 혼란을 겪는 촌극이 벌어졌습니다. 문화재청이 우리 문화재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표준을 정립해야….]

좀 더 명확한 기준으로 문화재 명명 체계를 재정비하자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예견됐던 문제예요. 형태, 재질, 문양 그게 다 똑같다면 출토지에 따라서 이름을 나눠서 부를 수 있게끔 정확하게 해줬어야 했는데.]

(자료제공 :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실, 영상취재 : 김용우·윤 형, 영상편집 : 김경연)

신정은 기자silv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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