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석 대한결핵협회장 "복십자의원 점차 확충..취약계층 결핵 치료 앞장"

박효순 기자 2022. 5. 2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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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신민석 대한결핵협회장이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결핵의 예방과 조기발견, 치료를 위한 과제와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대한결핵협회 제공
호흡기 감염병서 가장 중요한 건 신속·정확한 진단
코로나19 겪으며 권역별 센터·전담 기관 필요성 확인
결핵 완치 가능해도 경제적 문제로 치료 회피 많아
‘찾아가는 검진’ 등 통해 발병률 낮추도록 노력할 것

결핵은 폐를 비롯한 인체의 장기가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이다. 공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폐 조직에서 잘 발병하며, 보통 결핵이라고 하면 폐결핵을 의미한다. 결핵균은 신장, 신경, 뼈 등 대부분의 조직이나 장기에도 침입해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결핵에 걸리면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폐질환의 경우 발열과 기침, 객담 등의 증상이 생긴다. 지난해 국내 신규 폐결핵환자 수는 1만8335명으로 10년 전인 2011년 3만9557명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발생률로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여전히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장(67)은 20일 “코로나19를 거치며 마스크 일상화나 개인위생관리가 철저해져 결핵 전파도 어느 정도 차단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이제 코로나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시점에, 결핵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크게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면 결핵검진(흉부 엑스레이)을 받을 것을 권장하며, 호흡기 증상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임기 3년의 제31대 결핵협회장에 취임했다.

결핵은 엑스레이 검사 소견상 이상이 있을 경우 가래 검사를 통해 결핵균 유무를 확인 후 진단을 내린다. 약물복용을 통해 완치 가능하다. 복약 후 2주 이상이면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결핵균이 완전히 죽기까지 보통 6개월 이상이 필요하다.

신 회장은 권역별 진단검사센터를 구축하고 협회 산하의 복십자의원 재개원 등을 통한 진료사업 활성화를 양대 축으로 하여 결핵의 신속한 진단과 예방 및 치료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를 겪으며 호흡기 감염병 대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검사 및 이를 뒷받침하는 정확한 진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결핵협회는 코로나 대응을 위해 검체 검사 인력 및 장비와 더불어 검체 수거 인력을 대거 확충했으며, 전국의 진단검사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권역별 검사센터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코로나 종료 이후에도 유효합니다. 권역별 검사센터를 활발히 운영하여 협회가 진행하는 모든 검사에서 정확하고 신속한 검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결핵협회는 서울, 부산, 대구, 춘천, 수원, 대전에 총 6군데의 복십자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는 총 10군데였던 복십자의원이 사업성 문제로 이후 4곳이나 문을 닫은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호흡기질환 환자를 전담할 전문 의료기관이 절실했습니다. 이에 결핵협회는 수원 복십자의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전환하고, 휴원 상태였던 대전 복십자의원을 호흡기전담클리닉으로 다시 열었습니다. 앞으로 전국 주요 지역에 복십자의원 개설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복십자의원을 기반으로 검진, 검사 등 지역사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국내 결핵관리정책이 ‘선진국 수준으로 결핵발생률을 낮추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 취약계층 결핵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사각지대에 놓인 숨은 결핵환자를 발견하고, 이들 환자를 완치하기까지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예방에 중점을 둬야 할’ 시점이다. 결핵균에 감염되었지만 아직 발병하지 않은 잠복결핵감염자에 대한 예방·치료 등을 통해 결핵퇴치를 향해 성큼 나아가야 한다.

“결핵은 치료할 수 있는 질병임에도 치료의지가 없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회피하는 대상자가 적지 않습니다. 이들이 치료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추가 확산을 방지하는 맞춤형 결핵관리가 필요합니다. 협회는 독거 어르신 결핵환자, 노숙인 등 취약계층 결핵환자를 발굴하여 상담 및 복약을 돕고 생필품 지원을 통해 결핵완치를 돕고 있습니다.”

결핵협회는 2020년부터 전국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노인결핵 검진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65세 이상은 전체 결핵환자의 50%에 육박하는 결핵발생 고위험군으로 잠복결핵감염률 또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당 연령층에 대한 검진사업은 고령사회인 우리나라에서 매우 효과적인 결핵문제 해결 방안으로 꼽힌다.

“내년이면 결핵협회가 창립 70주년을 맞습니다. 범국가적 역량을 동원하여 다양한 결핵관리 정책이 도입되고, 관계기관 간 협력을 통해 신규 결핵환자가 2005년 인구 10만명당 72.4명에서 2020년 38.8명 수준으로 감소가 이루어진 것은 매우 큰 성과입니다. 하지만 OECD 가입국 중 결핵발병 1위, 사망률 3위라는 수치는 우리가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숙제입니다. 이 숙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해 정부와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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