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성남公社 유동규 '거액 배당' 혐의, 누가 개인 비리라고 보겠나

조선일보 2021. 10. 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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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핵심' 유동규 前 성남도개公 기획본부장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30일 용인시 자택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전날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져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휴대전화는 화천대유자산관리 관련 인물들의 수익 배분과 비리 등을 밝히는 데 있어 핵심적인 증거이지만, 검찰의 허술한 대비로 결정적인 수사 단서를 놓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KBS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긴급 체포됐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배당금을 받는 펀드 성격인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중 한 명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개발 회사인 화천대유에 거액 배당금을 요구해 따로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는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배당 수익 4040억원과 3000억원이 넘는 분양 수익을 올렸다. 1억465만원을 출자해 1208억원이라는 최대 수익을 챙긴 천화동인 1호 소유주는 지금까지 김만배씨 한 명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런데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에서 성남시 측 대표 격으로 민관 합동 사업 전반의 틀을 짜고 화천대유가 최종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을 책임진 인물이다. 검찰은 그런 유 전 본부장이 민간 업체인 화천대유와 사실상 ‘한 몸’이었으며 수백억원이 그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를 유 전 본부장의 개인 비리로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시 분당구 한 아파트 리모델링추진위원회 조합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성남에서 변호사로 활동했던 이재명 경기 지사와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이 지사가 2010년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하자 지지 성명을 내며 도왔고 선거 승리 뒤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신(前身)인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으로 임명됐다. 2014년 시장 선거를 앞두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떠나 다시 이 지사 유세를 도왔고 재선에 성공하자 3개월 만에 기획본부장으로 돌아왔다. 이 지사가 2018년 경기지사에 취임한 뒤로는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취임해 작년 말까지 근무했는데, 주변에선 그를 대선 도전에 나선 이재명의 ‘장비’라 지칭하며 이 지사 ‘성남 인맥’의 핵심으로 꼽아왔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산하기관 중간 간부가 다 측근이면 측근으로 미어터질 것”이라며 측근이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최대 치적이라고 했던 주요 사업을 맡긴 사람을 측근이 아니라고 할 수 있나. 이 지사는 TV 토론에서 유 전 본부장이 자신의 선거를 도와준 적이 없다고 했다가 번복하기도 했다. 검찰 수사가 어느 선까지 진상을 규명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1조원이 넘는 성남시장의 역점 사업에서 그의 측근이 민간 업자들과 결탁해 천문학적 이득을 얻었는데 그것을 개인 비리일 뿐이라고 한다면 납득할 수 있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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