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국가 중 '교육 불평등' 3위..스페인 교육 '불명예'

김민지 2021. 6. 30. 17: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학업 성취도와 학생들의 교육 배경 등 비교 분석

OECD 국가 중 터키, 리투아니아에 이어 스페인 3위

"교육 불평등이 사회 불평등으로" 현지서 꾸준히 문제 제기

비영리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과 스페인 경제 비즈니스 교육기관인 에사데(Esade)의 공동 연구 결과 스페인이 터키와 리투아니아에 이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번째로 교육의 빈부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1995년부터 4년 주기로 행해지는 수학·과학 성취도 국제 비교 연구인 TIMSS(Trends in Mathematics and Science Study)의 학생들의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왔다.

TIMSS는 OECD에 속한 28개국을 비롯해 전세계 총 64개국의 초등학생(10세 기준)들의 수학과 과학 성적을 비교한 결과, 학생들의 성적은 각 가정에서 보유한 서적의 수, 학교의 교육 자재 보유 현황과 부모의 최종 학력 또한 성적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학교 성적, 가정 환경, 학교 현황 등 총 11개의 평가 항목을 바탕으로, 64개국 나라에 '나라별 교육의 혜택이 고르게 분포 되지 않은 랭킹'을 발표했다. 

채점은 최저점 0부터 최고점 1으로 매겨졌는데 교육의 편차가 제일 큰 나라, 즉 교육 불평등이 가장 심한 나라로는 터키(0.40)와 리투아니아(0.34), 스페인(0.32) 순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경제적 사정과 상관없이 온 국민이 평등한 교육을 받는 나라로는 핀란드(0.19)와 덴마크(0.20)가 선정됐다. 한국은 OECD 평균치인 0.26을 기록했다.

©게티이미지

이같은 결과에 대해 스페인에서는 교육 대한 격차감 해소를 위해 사회 통합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페인에서 빈부 격차 심화는 오래된 사회문제이고, '과도한 학교의 계급화'가 가져올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위험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제기가 돼 왔다.

위의 연구를 담당했던 교수진 중 한 명인 알바로 페레르(Álvaro Ferrer) 교수는 "대부분의 중산층 가정들이 이민자나 빈민 지역 출신의 학생들이 몰린 교육기관을 기피하고 있다"면서 "행정부가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다양성에 대해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발표하며 이러한 학교 기피현상은 더 나아가 지역 기피 현상으로 불거져 지역 사회 발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함께 연구를 진행했던 바르셀로나 지방 자치 대학교(la Universidad Autónoma de Barcelona)의 사회학 교수 자비에르 보날(Xavier Bonal)은 "일명 ‘게토 학교’ 기피 현상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은 소외 계층 가족들과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가 편견을 타파하고 지역 경제 부흥을 위해 다같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벨기에 정부의 차별 없는 교육 대통합을 위해 실시했던 제도를 수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일명 ‘이중 리스트’ 라고 불리우는 벨기에의 이 제도는 학교를 등록 할 때 학교측에서 소외계층 자녀들만 골라서 등원을 거절할 수 없도록 전산 시스템이 경제력 기록 부분의 데이터를 임의로 섞고 접근을 제한하는 일종의 블라인드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학교 뿐만이 아니라 일부 사회계층이 특정 학교로 몰려 등록하는 것 또한 예방한다. 결국 학부모들은 소위 ‘잘 사는 집 자제들이 다니는 학교’가 아닌 ‘커리큘럼’에 따라 학교를 선택하게 되며 학생들은 편견 없는 동등한 시선에서 교육을 받게 된다.

스페인 사회도 이같은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변화의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

우선 경제적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금 확대 기조를 정책에 반영하고 있고, 1954년 프랑코 독재 정권 시기에 제정돼 구시대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공식 교육 센터의 학업 규율 규정'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 또 직업 및 재취업 교육을 담당하는 전문학교 강화를 위한 전문학교법 개혁도 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스페인 마드리드 = 김민지 글로벌 리포터 kimminji.olivia@gmail.com

■ 필자 소개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외국어 아카데미 한국어 교사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 한국어 해설가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