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우성 분홍장미 까매졌다..선관위 홍보물 이중잣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홍보물 색상이 더불어민주당을 떠올리게 하니 수정해달라”는 국민의힘의 요구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거부한 것과 관련해 야당은 선관위의 ‘분홍 장미 흑백처리 사례’를 찾아내 21일 공개하며 “이중 잣대”라고 주장했다. 앞서 선관위는 지난 6일 서울 택시 150대에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 독려 홍보물을 붙였는데, 야당은 “부착된 홍보 문구 색상이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에 가깝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빛·각도 등에 따른 인식 차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국민의힘은 “선관위의 기획안은 보라색 계열(색상코드 #582E90)이었지만, 실제 홍보물의 색상 코드는 민주당의 파란색 계열(#3950C4)”이라고 재차 반박하는 등 잡음을 빚고 있다.
야당이 이번에 공개한 '흑백 장미' 사례의 내용은 이렇다. 선관위는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유명 연예인(정우성·고소영·고수 등)이 분홍 장미꽃을 들고 투표를 독려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지만, 공개 나흘 만에 장미꽃을 흑백 처리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야당 색(미래통합당의 핑크)과 비슷한 게 문제가 됐다”거나 “민주당 지지자들이 압박한 게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이와 관련해 선관위는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장미꽃 색은 특정 정당(국민의힘 전신인 통합당)의 색과는 무관하다고 봤다”고 답변했다. ‘그런데도 해당 영상을 흑백 처리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추가 질의에 선관위는 “영상 속 모델들이 핑크색 장미를 들고 있고, 배경이 핑크색이므로 특정 정당을 홍보·연상시킨다는 일부 민원(민주당 지지자)이 있었다. 해당 부분은 과거(2017년 대선) 캠페인 영상의 일부로 특정 정당과는 무관하나, 연예인들의 자발적 참여 취지를 무색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해당 부분을 흑백으로 수정해 다시 게시했다”고 답했다.
허 의원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장미색까지 자발적으로 흑백으로 처리한 선관위가 아무리 봐도 민주당 색(파랑)인 투표 독려 홍보물은 못 바꾸겠다고 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야당과 선관위가 마찰음을 내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주에는 선관위가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촉구한 신문광고를 선거법 위반 문제로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됐다. 선관위는 지난 19일 일간지 4곳에 ‘김종인·오세훈·안철수님에게 고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오세훈·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단을 요구한 A씨에게 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분노가 차오른 국민 한 사람까지 억압한다”(김예령 대변인)는 논평을 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나라가 독재국가가 아니다. 즉각 중단하라”고 가세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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