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cm 공룡 발가락이 바위에 박혔다..발칵 뒤집힌 안산시
"이게 뭐야?"
지난달 10일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 탄도항 인근의 한 해변. 바위 사이를 오르던 A씨가 이상한 물체를 발견했다. 동물의 발톱 같은 것이 바위에 박혀있었다. A씨는 5일 뒤 안산시에 이 물체를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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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탄도항에서 발견된 공룡 발가락 화석
현장 조사에 나선 안산시 공무원들은 깜짝 놀랐다. 4.5㎝의 크기의 공룡 지골(발가락뼈) 화석으로 추정돼서다. 발가락뼈 뒷부분과 앞부분까지 거의 완전하게 보존된 상태였다. 안산시는 즉시 문화재청에 보고했다.
안산시는 이 화석이 1억2000만년 전 존재한 원시 각룡류 공룡인 '코리아케라톱스'의 발가락뼈로 보고 있다.
인근에 있는 화성시에서도 코리아케라콥스의 화석이 발견된 적이 있어서다. 2008년 5월 화성 전곡항에서 세계 요트 대회를 준비하던 공무원들이 척추와 늑골, 다리뼈 등이 완벽하게 드러난 공룡 뼈를 발견했다.
트리케라톱스와 프로토케라톱스같이 머리에 뿔이 있는 각룡류 공룡으로 추정됐지만 이제까지 발견된 공룡 뼈와 달랐다.
꼬리뼈에서 척추뼈보다 5배가 더 긴 신경돌기와 독특한 모양을 가진 거골(복사뼈)이 확인됐다. 높고 납작한 꼬리를 가져 헤엄을 치는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네 발로 걷는 각룡류 공룡과 달리 두 발로 걸었던 것으로 보여 각룡류 공룡이 머리와 몸집이 커지면서 사족보행을 하게 됐다는 진화의 실마리로 여겨졌다.
이 화석을 연구한 이융남 교수는 "화성에서 발견된 한국 뿔공룡"이라는 의미에서 '코리아케라톱스화성엔시스(Koreaceratopshwaseongensis)'라는 이름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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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안산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된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된 곳은 중생대 퇴적층을 가지고 있는 경상도와 전라도 등 일부 지역밖에 없다. 공룡 발자국은 물론 새로운 공룡 뼈도 발견됐다. 1998년 부산 부경대 연구팀은 경상남도 하동군에서 공룡 화석 일부를 발견했다. 목이 긴 공룡으로 '부경고사우루스'라는 이름이 붙었다. 2004년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가 전남 보성군에서 발견한 육식 공룡 화석은 '코리아노사우르스보성엔시스'로 명명됐다.
코리아케라톱스는 한국 관련 이름이 들어간 세 번째 공룡인 셈이다.
화성시와 안산시는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공룡 화석이 발견됐다. 1987년부터 1994년까지 이뤄진 시화호 간척사업이 계기가 됐다. 물이 빠진 바다에서 화석이 발견됐다. 1999년 화성시 송산면 일대에선 35개 둥지에서 공룡 알 200여개가 발견됐다.
안산시에서도 2000년 대부광산 채석장에서도 1억 년 전에 찍힌 것으로 추정되는 공룡 발자국 5개가 발견된 바 있다.
화성시 관계자는 "백악기에는 이 일대가 강 상류였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물가라 공룡들이 먹이를 찾고 서식지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산시 관계자도 "탄도항은 공룡 알 화석이 몰려있는 화성 송산면은 물론 코리아케라톱스의 화석이 발견된 전곡항과도 가깝다"며 "코리아케라톱스가 해안가를 중심으로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발견된 발가락뼈 화석도 코리아케라톱스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는 안산시 탄도항에서 발견된 화석이 학술 가치가 있다고 보고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로 화석을 이관해 연구하기로 했다. 안산시도 향후 문화재청으로부터 관련 연구 자료를 받아 활용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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