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변이 바이러스 확산 속도, 우한의 2.6배.. 사망 위험은 35% 높아

이준우 기자 2021. 2. 11. 03:0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더 빠르다 - 美 확진 10일마다 2배 증가, 한국 등 11국은 3종 다 퍼져
더 독하다 - 남아공 변이, 백신 효과 낮고 항체 있는데 감염되기도

국내외 감염병 전문가들은 “작년 중국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이어 ‘변이 팬데믹’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영국발 변이는 전파력뿐 아니라 치명력도 기존 코로나보다 35% 높은 사실이 드러나, 변이 팬데믹이 현실화할 경우 작년처럼 또다시 의료 체계가 붕괴하고 인명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 입국 제한 조치 강화 등을 통해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최대한 늦추고, 백신 접종은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당국 “영국발 변이, 10일마다 2배씩 증가”

세계 각국 보건 당국은 변이 확산에 초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영국에서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80%, 전체 누적 확진자의 30%가 변이 감염자로 파악됐다.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치고 신규 감염 확산을 압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일 “최근 독일 내 확진자의 20%가 변이 감염으로 추정된다. 곧 변이가 지배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독일은 한때 논의되던 ‘봉쇄 조치 완화’ 방안을 포기하고 봉쇄 조치 연장을 검토 중이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

프랑스 보건 당국도 최근 확진자의 20% 이상이 영국발 변이 감염자로 보고 있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내 영국발 변이 감염자는 34개 주 932명, 남아공 변이는 3개 주 9명, 브라질 변이는 2개 주 3명이 확인됐다. 미 보건 당국은 “10일마다 변이 감염자가 2배씩 늘어나는 양상”이라고 했다.

3종의 변이 바이러스가 모두 확인된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등을 포함해 11국이다. 국내 변이 감염자는 현재 80명까지 급증했다. 최근 경남·전남에서 발생한 외국인 38명의 변이 집단감염 추정 사례를 포함하면 110명이 넘는 감염자가 이미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변이 감염자의 출국 국가도 점점 다양해져 10일 현재 기준으로 21국으로 늘었다. 한 감염병 전문가는 “영국발 변이가 이미 세계 86국으로 번져 출국지와 무관하게 해외 입국 확진자는 변이 감염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전파력·치명률 높아… “빠른 백신 접종이 최선”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이 대부분 하반기에 이뤄질 예정이라 그전에 변이 바이러스가 퍼진다면 또다시 큰 피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는 “남아공 변이가 국내 유행을 주도할 경우 백신 접종의 효과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전에 속도전으로 국내 백신 접종을 마쳐야 한다”고 했다. 기존 백신이 변이에 대한 효과가 떨어질 수 있어도, 대규모 접종이 이뤄지면 일정한 예방 효과와 확진자의 증세가 악화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영국 변이에 버금가는 속도로 번지는 남아공 변이도 접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변이를 넘어 변종에 가까운 특성을 이미 보이고 있다. 기존 코로나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질 뿐 아니라 기존 코로나 항체가 잘 반응하지 않아 기존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도 재차 남아공 변이에 감염되는 사례가 국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일단 기존 백신 접종을 빠르게 마쳐야 남아공 변이용 접종도 대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변이 팬데믹은 시간문제”라며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의 변이용 백신 개발과 기술 이전 등에 빨리 투자해 물량을 조기에, 최대한 확보하는 대책을 지금부터 세워야 한다”고 했다.

◇정부, ”65세 이상 접종은 의사가 판단”

하지만 국내 백신 접종은 시작부터 발걸음이 꼬이는 양상이다. 이날 식약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18세 이상 연령에게 모두 허가하면서도 “65세 이상 고령자는 의사가 판단해 신중하게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의사가 고령층 접종 대상자의 상태를 살펴 접종 여부를 일일이 결정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안전성에 문제는 없으나 고령층의 예방 효과를 확인하는 자료가 부족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하지만 의료진과 전문가 사이에서는 “정부가 백신 불신을 더 부추기고 의료진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불만이 나왔다. 일부 의료진 사이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층에게는 아예 접종하지 말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상혁 부회장은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정부가 의사에게 접종 여부 결정을 미룰 게 아니다”라면서 “정부가 신뢰를 줘야 접종률이 올라갈 텐데 도리어 논란과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