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명 육박' 리치웨이발 집단감염, 어쩌다 이렇게 커졌나?

이헌일 기자 2020. 6. 2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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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콜센터 확진자 대부분 직원 및 직원 접촉자
이태원클럽·리치웨이, 다른 집단 확산·N차감염 속출
박원순 서울시장이 22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6.22/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헌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생활방역 체계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 가능성을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서 1차 유행 때 구로콜센터와 구로 만민중앙교회 등 집단감염이 주로 당사자와 그 가족 중심으로 퍼진 것과 달리 최근 이태원클럽, 리치웨이 등 사례는 다른 집단, 다른 시·도로 퍼져 N차감염이 속출하는 것이 한 원인으로 꼽힌다.

23일까지 발생한 서울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살펴보면 2~3월 시작된 1차 유행 때 대표적인 집단감염 사례인 구로콜센터와 최근 발생한 이태원클럽, 리치웨이 집단감염 사례는 전파 범위에서 큰 차이가 드러난다.

구로콜센터 집단감염은 3월8일 직원인 노원구 56세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서울 98명을 포함해 전국 169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 중 97명(57%)이 콜센터 직원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감염차수별로 확진자 분류를 따로 하지는 않았지만 직원 외 확진자는 대부분 직원과 직접 접촉한 환자들이었다"며 "3차 이상 감염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3월 말 발생한 구로 만민중앙교회 집단감염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3월22일 교회를 방문했던 금천구 40세 남성이 같은 달 25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총 41명의 관련 확진자가 발생했다. 다만 주로 교회 사무를 보는 당직자 등 교회 관계자와 그 접촉자들 사이에서 발생했고, 일반 신도 등 추가감염은 거의 없었다.

23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에 입주한 콜센터 좌석마다 칸막이가 설치 돼 있다. 2020.3.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반면 5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시작된 이태원클럽 집단감염과 리치웨이 등 최근 감염사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클럽발 감염은 수도권은 물론 제주에서도 확진자가 나오는 등 전국으로 퍼졌다.

특히 클럽을 다녀온 뒤 확진된 인천 학원강사로부터 시작된 감염은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가 확진자가 방문한 부천 뷔페식당을 거쳐 서울 성동구에서 7차 감염 사례까지 나왔다.

이달 1일 기준으로 이태원클럽 관련 전국 확진자는 총 270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클럽을 직접 방문한 사람은 96명 뿐이고, 6·7차 감염자만 따져도 22명에 달했다.

이달 초 확산된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집단감염도 마찬가지다. 23일 오전 0시까지 관련 확진자는 전국 199명, 서울 113명인데 다른 집단으로 퍼지며 N차감염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은 Δ서울 구로구 중국동포교회쉼터 Δ서울 강남구 명성하우징 Δ서울 강남구 프린서플어학원 Δ서울 강서구 SJ투자회사 Δ서울 서초구 주점 응야끼도리 Δ경기 성남 하나님의교회 Δ인천 남동구 예수말씀실천교회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 분포돼있다.

5일 오후 서울 관악구 리치웨이 사무실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폐쇄돼 있다. 2020.6.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박원순 시장은 전날 사회적 거리두기 회귀 조건으로 '3일 동안 평균 일일 확진자 30명 이상 또는 병상가동률 70%'를 제시하면서 그 배경을 설명했는데, 이런 N차감염 우려도 언급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된 뒤 이같은 추세가 나타나는 점에 주목했다.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카드를 꺼내든 배경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시장은 브리핑을 통해 "장기전과 2차 대유행의 나쁜 징조들이 서울과 수도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확산과 그 여파로 물류센터, 방문판매업체, 종교소모임 등 수도권 여기저기서 산발적인 N차 감염이 증가하고 있고, '조용한 전파자' 역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출근시간대 버스와 지하철 이용객수를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잠시멈춤'을 3월2일 시행하면서 37.5%라는 기록적인 감소폭이 나타났지만 6월 들어서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8% 감소에 그쳤다"며 "종로·역삼동·여의도·삼성동 등 주요 지역 생활인구가 평상시 대비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에는 78.1%로 감소했다가 5월 초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한 이후에는 최대 85.4%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민들도 느슨했던 마음을 다잡고 거리두기를 생활화해야 한다"며 "특히 마스크 쓰기는 생활방역의 필수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hone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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