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2기 맞은 차이잉원 "일국양제 수용안해" 재차 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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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연임에 성공해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국이 강요하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20일 차이 총통은 타이베이빈관 야외무대에서 진행된 취임연설에서 "우리는 베이징 당국이 일국양제를 앞세워 대만을 왜소화함으로써 대만해협의 현 상태를 파괴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의 굳건한 원칙"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일국양제는 거부하지만, 중국과 대만이 동등한 관계 속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의 대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고 더욱 구체적인 공헌을 하겠다"며 "'평화, 대등, 민주, 대화'의 8개 글자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앞서 차이총통은 지난 1월 대선 승리 연설에서 중국과의 대화 의지를 나타내며 이 8개 글자를 제시한 바 있다.

차이 총통은 "우리는 계속 중화민국 헌법을 바탕으로 양안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상태 유지가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차이 총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방역 성공을 바탕으로 대만의 국제사회 참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월 이후 대만은 민주 선거, 코로나19 방역 성과 두 가지로 국제사회를 놀라게했다"며 "대만은 이미 세계적으로 성공한 민주주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선량한 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기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가치관을 함께하는 국가들과 관계를 심화하겠다"고 했다.

대만은 코로나19 방역 성공 사례로 주목 받는 것을 기회 삼아 미국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세계보건기구(WHO) 옵서버 재참여를 추진 중이다.

앞서 친중 성향의 마잉주 총통 당시 대만은 WHO 옵서버였지만, 차이총통 집권 후에는 중국의 강한 반대로 옵서버 지위를 박탈당한 바 있다. 지금도 중국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대만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는 전략을 펼쳐오고 있다.

이날 연설에 앞서 차이총통은 총통부에서 강당에 걸린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와 쑨원 초상화 앞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두 번째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했다.

대만 총통 취임식은 통상 총통부 앞 야외무대에서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실내에서 약식 행사로 진행됐다.

현재 대만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으며 차이총통은 역대 대만총통 중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신 대만 국책싱크탱크의 조사에 따르면 차이총통의 지지율은 74.5%다.

한편 차이총통의 두 번쨰 임기를 함께 할 부총통은 집권 민주 진보당의 유력 차기 대권 주자인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이 맡았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