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비브랩스·딥마인드..'R&D서비스 기업' 키운다

류준영 기자 2017. 4. 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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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랩스와 딥마인드의 공통분모는 '기초연구→응용연구→개발'로 이뤄진 R&D(연구·개발) 각각의 단계에 필요한 제반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제공하는 일을 맡는 R&D 서비스 기업이라는 점이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 혁명을 일으킨 스마트폰이 개발·보급될 수 있었던 것도 R&D서비스 기업의 역할이 컸다.

배재웅 미래부 연구성과정책관은 "R&D서비스업 역량 강화는 기업 증가, 일자리 창출, 서비스 수출 확대 등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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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기획부터 장비 개발·기술 안전성 시험..미래부 '우물 안' 연구산업 활성화 전략 마련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R&D 기획부터 장비 개발·기술 안전성 시험…미래부 '우물 안' 연구산업 활성화 전략 마련 ]

# 삼성전자의 ‘갤럭시S8’은 AI(인공지능) 기술 ‘빅스비’로 주목을 받았다. 다중 음성 명령을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다. 카메라를 이용해 대상이나 장소를 판별할 줄도 안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초 인수한 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 랩스’가 개발했다. 업계는 삼성의 비브 랩스 인수금액이 2억1500만 달러(약 243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지난해 이세돌 9단과 바둑대결을 펼친 구글 AI ‘알파고’를 선보여 두각을 나타낸 딥마인드. 이곳 핵심인력은 신경·인지·컴퓨터 과학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제품 개발 및 마케팅과 관련된 직원은 없다. AI 프로그램 개발이 주 전공인 딥마인드가 알파고만 만든 건 아니다.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고리즘은 구글 데이터 센터의 냉각비용의 40% 이상을 절감해 준다. 딥마인드의 R&D(연구·개발) 전문성을 높게 평가한 구글은 이 회사를 2014년 4월, 4억 파운드(약 5653억원)에 인수했다.

비브랩스와 딥마인드의 공통분모는 ‘기초연구→응용연구→개발’로 이뤄진 R&D(연구·개발) 각각의 단계에 필요한 제반 기능을 전문적으로 수행해 제공하는 일을 맡는 R&D 서비스 기업이라는 점이다.

2000년대 중반 스마트 혁명을 일으킨 스마트폰이 개발·보급될 수 있었던 것도 R&D서비스 기업의 역할이 컸다. 애플은 2005년 멀티터치 OS(운영체제) 개발사 핑거웍스를 인수했고, 구글도 같은 해 안드로이드를 인수했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탑재된 프로세서 칩은 영국의 암(ARM)이 설계했다. 암·핑거웍스·안드로이드 모두 직접 제품·서비스를 만들거나 제공하지 않고 R&D만을 업으로 하는 R&D서비스기업이다.

이처럼 R&D 서비스 기업이 전 세계 기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성장 해법, 글로벌 IT기업의 비용감소, 수익성 개선 모델로 올라서자 정부가 R&D 서비스 기업 육성 등을 포함한 ‘연구산업’ 활성화 방안 마련에 나섰다. 연구산업은 산업의 밸류체인 분화가 이전보다 더욱 세분화·전문화돼 가는 현재 트렌드에 부합한 유망 업종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IBM 위기 속 환골탈태…R&D 서비스 전 매출의 88%=글로벌 IT기업들은 일찌감치 R&D서비스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R&D 생산성 향상 및 수익성 개선에 활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형컴퓨터, PC 위주의 하드웨어 전문회사였던 IBM은 성장 정체의 위기에 직면하자 R&D 서비스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컨설팅, 데이터분석, AI 등으로 사업을 전환하기 위해 약 300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하고 200여개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 2015년 기준 IBM의 5대 사업부문별 매출비중을 보면 △글로벌 테크놀로지 서비스 39.2%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21.0% △소프트웨어 28.1% △시스템 하드웨어 9.3% △글로벌 파이낸싱 2.3%로 R&D 서비스 매출 비중이 88%에 육박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원인 조사에 참여했던 미국 안전 컨설팅·인증업체 UL은 전기·전자·건축 등 총 1만9000여개 품목 시험 및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세계 170여개의 자체 시험 및 인증기관을 운영하며, 104개의 국가에 시험 및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관의 2015년 매출액은 20억1800만 달러(약 2조2863억원)이다.

◇정부 지원에 목맨 업체 다수…상반기 육성책 수립=국내 R&D 서비스 전문회사들의 기업규모는 영세하고, 정부 지원에 의존적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업체당 평균 매출액은 51억원, 인력은 약 32명으로 조사됐다. 전체 수주 금액에서 정부 비율은 53.6%이며, 민간 수주 금액 중 해외 비중이 8.9%로 국내 시장에 치중돼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를 팔을 걷어 붙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상반기 내 ‘연구산업 육성전략’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R&D 기획 및 IP(지식재산)·R&D 프로젝트 등을 관리하는 ‘연구관리사업’ △기술 개발·시험·분석 등을 전문으로 한 ‘주문연구사업’ △첨단연구장비 개발·유지·보수하는 ‘연구장비사업’ △첨단기술 등의 융복합을 통해 새롭게 창출되는 ‘연구산업비즈니스 영역의 신서비스’ 등으로 구분해 발전계획을 세우겠다는 것.

배재웅 미래부 연구성과정책관은 “R&D서비스업 역량 강화는 기업 증가, 일자리 창출, 서비스 수출 확대 등의 직접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준영 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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